카카오가 스마트폰 론처를 만든다. 스마트폰 첫 화면으로 모바일 사용자의 길목을 잡으려는 인터넷·모바일 업계의 경쟁이 거세진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스마트폰 론처 `카카오 홈`(가칭) 개발을 진행하며 상용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NHN에서 분사한 캠프모바일이 첫 작품으로 `도돌 런처`를 선보였고,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론처 개발사 버즈피아에 지분을 투자한 가운데 카카오까지 론처 전쟁에 가세한 형국이다. 페이스북도 4일 열리는 언론 행사에서 페이스북을 스마트폰 첫 화면에서 바로 즐기는 안드로이드 기반 전용 모바일 OS나 론처를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론처는 스마트폰 바탕화면과 아이콘, 위젯 등이 배치된 실행 화면이다. 스마트폰 화면 디자인과 사용 환경을 취향대로 바꿀 수 있어, 개성 있게 폰을 꾸미려는 젊은 층 필수 앱으로 꼽힌다.
론처 개발사는 사용자가 폰 꾸미기 테마를 설치할 때 자사 서비스나 기능을 묶어 한번에 제공할 수 있어 플랫폼 영향력을 높이는 데 활용 가능하다. 구글이 아닌 자사 검색창을 띄울 수도 있다.
지금까지 모바일 플랫폼은 커뮤니케이션을 장악한 메신저 서비스가 주도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스마트폰의 핵심 기능이기 때문이다. 국내 카카오톡, 일본 라인이 대표적이다. 론처는 휴대폰 첫 화면을 기반으로 기존 메신저 중심 모바일 플랫폼 구도를 우회 공략할 수 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폰꾸미기가 문화로 자리잡은 것도 장점이다. 캠프모바일이 인수한 브레인펍의 폰꾸미기 앱 `폰국이`는 다운로드가 1800만건에 이른다. 이람 캠프모바일 대표는 “휴대폰은 사용자의 분신이자 정체성이라 폰을 개성 있게 꾸미려는 수요도 크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꾸미기 수요가 상당 부분 카카오톡에 집중된 상황에서 카카오가 직접 론처 개발에 나서면서 파급력에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톡으로 스마트폰 핵심 기능인 메시징을 장악한 카카오가 론처로 휴대폰 첫 화면까지 잡으면 사용자의 모바일 관문을 완전히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화면을 꾸미는 테마와 각종 이모티콘을 이미 제공하며, 일부 유료 판매도 한다. 전체 스마트폰 화면 꾸미기로 쉽게 사용자층을 옮길 수 있으리란 기대다.
캠프모바일과 다음은 자사 앱은 물론, 자체 메신저 `라인`과 `마이피플`과 연계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캠프모바일은 브레인펍을 인수해 폰꾸미기 사용자 기반을 확보했다. `도돌 앱`으로 유명한 스마트폰 유틸리티 앱 개발자 장도훈씨를 영입, 유틸리티 앱도 강화한다. 다음이 투자한 버즈피아의 버즈런처는 쉽게 화면을 꾸미고, 편리하게 공유하고 자랑하는 소셜 요소가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론처는 모바일 경험의 첫 관문이자 단말 환경을 장악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카카오톡 사용자는 이미 꾸미기에 익숙하다는 점에서 카카오 론처의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