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조금 아닌 요금·서비스 경쟁 바람직

SK텔레콤에 이은 KT 가세로 망내 가입자 간 무료 통화가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다. 오로지 보조금만 쏟아부은 경쟁 판에도 새 변화가 예상됐다.

망내 무료 통화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선 이미 정착한 요금 정책이다. 가입자 이탈 방지 효과가 커 각국 사업자들이 기본으로 삼는다. 가족, 지인과 같이 통화가 많은 상대가 고른 사업자를 따라가기도 한다. 더욱이 갈수록 음성 통화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다. 카카오톡을 비롯한 공짜 모바일 메신저 이용이 급증한 탓이다. 이 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망내 무료 통화는 물론이고 메시지 무료 서비스도 늦은 감이 있다. 사업자들이 고객이 좋아할 새 요금제를 만들어놓고도 큰 칭찬을 받지 못하는 이유다.

망내 무료 통화와 메시지 무료가 전체 가입자로 확산되면 아무래도 요금 인하 효과가 생긴다. 다만, 종전처럼 신형 휴대폰을 싸게 사는 보조금 혜택이 줄어든다. 사업자들은 이러한 이용자 불만을 다양한 휴대폰 조달과 서비스로 해소해야 할 것이다.

이참에 사업자들도 보조금에 의존한 마케팅 전략을 확 바꿔야 한다. 지나친 보조금 경쟁은 선발이든 후발이든 모두에게 무리수였다. SK텔레콤이 보조금이 아닌 망내 무료 통화 도입만으로 순식간에 가입자를 늘린 점에서 사업자들은 뭔가 시사점을 얻어야 한다.

더욱이 공짜 모바일 메신저에 음성이 들어가며, 무료 인터넷전화에 모바일이 연결된다. 사실상 음성 통화 자체가 공짜인 시대가 온다. 이 상황에서 통신사업자는 어떤 차별화로 살아남을 것인가. 결국 품질 유지를 기본으로 참신한 융합서비스를 경쟁자에 한발 앞서 제공하는 길 밖에 없다. 이른바 `빨랫줄 장사`에서 벗어난 발상의 획기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망내 무료 통화 도입은 그 기폭제다. 또 통신사업자들에게 체질 전환 여유가 더 없어졌음을 일러주는 알람 시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