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50만원대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통신업계가 망내 무료통화 요금제를 선보이면서 휴대폰 보조금 대신 요금 할인으로 경쟁 패러다임을 바꾼 뒤 나온 제조사의 대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거품 논쟁이 일었던 스마트폰 단말 출고가 인하 압박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팬택은 SK텔레콤과 공동 기획한 5인치 스마트폰 `베가S5 스페셜`을 출고가 51만원대로 다음 달 1일 단독으로 출시한다고 31일 밝혔다. 하드웨어 사양은 5인치 HD화면과 1300만 화소 카메라, 1.5㎓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을 갖췄다.
기존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팝(79만원), 옵티머스 LTE3(65만원)보다 10만∼20만원 저렴하다. 100만원대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거의 `반값` 수준이다.
SK텔레콤 `착한 기변` 대상 고객은 이 제품을 구입하면 27만원을 추가로 할인 받아 24만원대에 살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다양한 색상의 커버를 기본 제공해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조정섭 SK텔레콤 스마트디바이스실장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가 2000만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최고 사양 제품보다는 개성 있는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이 보조금 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출고가가 합리적인 제품이 더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50만원대 스마트폰 등장으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망내 무료통화를 시작하면서 당분간 휴대폰 보조금을 늘리는 경쟁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조금이 줄면 초기 높은 구매 비용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사는 출고가 인하로 활로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더구나 망내 무료통화를 처음 도입한 SK텔레콤이 휴대폰 출고가 인하도 이끄는 형국이어서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도 맞대응 차원에서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에 잇따라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4` 출시에 앞서 대기수요를 유인하기 위해 팬택뿐만 아니라 LG전자도 기존 제품의 출고가 인하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권건호기자 wing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