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아파트에 고화질 동영상을 많이 감상하는 상당한 헤비 유저(Heavy user)가 있나 봅니다.”
지난 29일 대전 동구 용문동 한화꿈에그린아파트. 이곳과 같은 전형적인 주택밀집지역은 서울 강남구나 신촌 같은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나 오피스 타운보다 모바일 사용량이 적다고 인식돼왔다. 하지만 롱텀에벌루션(LTE)가 대중화되면서 이런 `법칙`이 깨졌다. 황대연 LG유플러스 네트워크본부 서부운영담당 부장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대용량 LTE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1~2명의 헤비유저만 있으면 인접 지역의 다른 사용자들이 속도가 느려지는 불편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가 꺼낸 대응 전략이 `피코셀(Pico-cell)`이다. 피코셀은 일반 LTE 기지국을 의미하는 `매크로(Macro)셀` 보다는 훨씬 반경이 좁고, 주로 사무실이나 가정 내에 설치하는 `펨토(Femto)셀`에 비해선 넓다. 100~200m 정도로 수㎞까지 전파가 도달하는 매크로셀보다 반경은 좁지만, 펨토셀(반경 10~20m)과는 달리 다중입출력(MIMO) 등 일반 기지국 성능을 발휘하는 `미니 기지국`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부터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LTE 피코셀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 7개를 비롯해 전국 60여개에 2.1㎓ 대역의 피코셀 설치를 마쳤다. 상반기 내 트래픽 수요에 따라 500~600개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LTE 전국망 커버리지 구축이 끝난 후, 증가하는 트래픽에 따른 용량 확대를 위한 투자다.
황 부장은 “한 기지국에서 수용할 수 있는 트래픽 용량의 40% 이상 호가 들어오면 증설에 착수한다”며 “매크로셀만 증설하는 것보다 피코셀을 활용하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트래픽을 훌륭하게 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한 기지국의 전체 용량 대비 60%가 넘어가면 속도 저하 현상이 발생하는데, 사전에 이를 막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대전 용문동의 경우도 피코셀을 설치하면서 속도가 대폭 향상됐다. 갤럭시S3·옵티머스G 등 스마트폰부터는 두 주파수를 오가며 사용할 수 있는 멀티캐리어(MC)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에 주력망인 800㎒외 2.1㎓ 대역까지 쓸 수 있다. 2.1㎓ 대역을 지원하는 피코셀이 설치되면서 기존의 800㎒ 대역까지 여유가 생겼다. 이 부근에서 측정한 LG유플러스 LTE 네트워크 속도는 업로드 23Mbps, 다운로드 속도는 이론상 최고 속도의 90%에 가까운 65Mbps까지 나왔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아직 피코셀 도입 전략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펨토셀로 LTE 음영지역 해소와 용량 확대 등을 통해 속도 저하를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오는 7월부터 피코셀과 함께 펨토셀도 설치해나갈 계획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당분간 LTE 트래픽 급증세가 계속되면서 피코셀이나 펨토셀 같은 스몰셀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효율적인 스몰셀 배치가 통신사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코셀·펨토셀 비교
대전=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