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청기가 헤드세트로 변신, 첨단 기술로 진화 나서

청력 손상을 겪는 고령층을 위한 제품으로만 인식됐던 보청기가 가장 작은 첨단기기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 무선 블루투스 기능까지 합쳐져 말소리가 더욱 또렷하게 들리는 것은 물론이고 무선 액세서리로 TV와 휴대폰을 직접 연결하는 헤드세트 기능까지 할 수 있다.

고령화 사회가 빨라지고, 제조업체의 기술혁신이 이어지면서 보청기 시장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여기에 휴대 음향기기의 발달로 장시간 큰 소리의 음악에 노출돼 소음성 난청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면서 보청기 시장규모도 날로 증가 추세다. 2011년 72억달러(약 8조원)에 이르렀던 시장 규모는 연평균 7% 성장세를 보이면서 5년 후인 2018년에는 113억달러(약 12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소비자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 대표적인 기능 개선은 소음 사이에서도 사람의 말소리를 정확하게 분별하는 능력이다. 자동차가 지나가거나 공사장에서 소음은 줄이고, 사람의 말소리는 키워 또렷하게 들려준다. 포낙보청기의 `사운드 플로` 기능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소리를 자동적으로 조절하고, 유니트론보청기의 `스마트 포커스` 기술은 사용자가 리모컨으로 직접 소리를 조절할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을 겪는 사람에게 도움 되는 기술도 있다. 스타키코리아의 주파수이동 기술은 소음성 난청이나 노인성 난청이 듣지 못하는 3000~5000㎐ 고주파수 영역에 해당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범위로 복사·이동해주는 기술이다. 포낙보청기의 주파수 압축기술 `사운드리커버`는 고주파를 저주파수로 범위로 압축해 `ㅅ`이나 `ㅊ` 같은 고주파 자음을 놓치기 쉬운 난청인에게 도움을 준다.

별도의 수신기나 중계기 없이도 무선 액세서리만으로 TV, 휴대폰의 소리를 수신하는 보청기도 있다. 벨톤히어링코리아의 `마이팔`도 보청기의 무선기능을 접목시킨 액세서리로 중계기 없이 소리가 7m까지 전달된다. TV는 물론이고 MP3플레이어나 PC 등과도 연결해 깨끗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 포낙보청기의 무선 악세서리인 `컴파일럿`도 리모컨에 블루투스 기능까지 추가돼 전화기를 귀에 직접 대지 않고도 통화음을 들을 수 있다.

신동일 포낙코리아 대표는 “보청기가 낡고 오래된 이미지가 있지만, 기술적으로 최첨단을 걷는 분야 중 하나”라며 “인체공학적 설계로 제품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단순히 소리를 증폭시키는 정도나 채널 수를 늘리는 정도가 아니라 다양한 상황까지 컴퓨터처럼 이해하고 스스로 처리하는 수준까지 향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