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은퇴자 재능 기부 플랫폼 만든다

KT가 은퇴자의 재능을 소외계층과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경제 활동 은퇴자에게 제 2의 삶을 찾아주고, 소외계층은 재능을 기부 받을 수 있는 `윈윈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한자 학원을 20년간 운영해온 이경복(78)씨가 KT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 신월동 지역아동센터에서 한자 교육을 하고 있다.
한자 학원을 20년간 운영해온 이경복(78)씨가 KT 은퇴자 재능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된 신월동 지역아동센터에서 한자 교육을 하고 있다.

최재근 KT CSV단장은 “향후 3년간 은퇴자를 위한 `사회공헌 일자리` 1000개를 만들겠다”고 2일 밝혔다. 사회공헌 일자리는 생계형 일자리와는 달리 급여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재능 나눔을 통해 자기만족과 성취감에 의미를 두는 봉사적 성격의 일자리다.

KT는 크게 세 단계로 추진한다. 우선 교육부터 시작한다. KT는 3년간 총 10만명의 은퇴자에게 IT활용교육을 실시한다. 이 중 1만명에게 재능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부가 필요한 수혜자와 연결시켜준다. 이 가운데 실력과 성과가 좋은 은퇴자를 `드림 티처(dream teacher)`로 양성, 사회공헌 일자리를 제공한다. 총 예산은 250억여원이다.

최 단장은 “일회성으로 돈을 내놓는 일반적인 사회공헌과는 다른, 지속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라며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는 200여명의 IT서포터즈가 은퇴자를 훌륭한 재능기부자로 바꿀 수 있는 교육을 책임진다”고 말했다.

올해는 우선 2만명의 은퇴자에 대한 교육부터 실시한다. 현재까지 1000여명에 대한 교육을 마쳤다. 한자 학원을 20년간 운영하다 7년 전 은퇴한 이경복씨(78)는 KT 교육을 통해 배운 스마트패드를 활용해 서울 신월동 지역아동센터에서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이 씨는 “이 프로그램이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무한정 내가 가진 재능을 다 퍼주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는 페이스북과 포털사이트 카페 등을 통해 은퇴자와 기부 수요자를 연결해주고 있다.

KT는 오는 7월 오픈 커뮤니티 기반의 사이트를 열고 본격적으로 은퇴자 재능나눔 플랫폼도 운영한다. 최 단장은 “자발적인 협동조합 설립까지 유도할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