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뱅킹 확산과 경기침체 탓에 미국 은행 점포수가 감소세를 보였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은행 및 대부업체 점포 2267곳이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은행 점포는 9만3000여개로 2007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닫은 은행은 뱅크오브아메리카로 193개 지점을 폐쇄했다. PNC파이낸셜(54개), RBS시티즌즈(53개), US뱅크(44개) 등이 뒤를 이었다.
점포 폐쇄의 표면적 원인은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 절감 노력 때문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온라인뱅킹 확산이 있다. 온라인뱅킹이 창구직원과 오프라인 점포를 대신하면서 비용절감 여지가 생겼다. 현재 미국의 온라인뱅킹 사용률은 전체 은행 거래의 53%에 이른다. 반면 고객이 직접 지점에 방문해 거래하는 경우는 14%에 그친다. 온라인뱅킹을 넘어 모바일뱅킹이 확산되면 일선 지점 거래율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윌리엄 뎀차크 PNC파이낸셜 대표는 “창구직원 업무 처리에 건당 3.88달러의 경비가 발생하지만 온라인뱅킹에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며 “점포 관리보다 온라인뱅킹 확산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롭 아우레바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사장은 “이전처럼 은행 점포를 찾아 거래하는 고객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많은 고객이 은행 점포 대신 온라인뱅킹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감소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은행이 지점 한 개를 유지하는 비용은 약 30만달러(한화 약 3억3000만원)다.
은행들의 점포 폐쇄 움직임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PNC파이낸셜은 올해 안에 200개 지점을 추가 폐쇄할 예정이다. 어소시에이티드은행도 연내 10여개 지점을 폐쇄에 나선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