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신사 네트워크 시설 투자가 지난해보다 30%나 급감한다.
지난해 전국 단위 롱텀에벌루션(LTE) 투자가 완료되고 영업이익이 크게 준 통신사가 긴축 경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시설투자 위축은 통신 장비시장에 연쇄 한파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3일 통신사 공동 수요예보 설명회를 개최하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등 국내 주요 통신사가 올해 △전송 △교환 △가입자 △이동통신 장비 등 시설투자에 총 1조146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조6400억원보다 4000억원 이상 줄어든 액수다.
미래부 관계자는 “작년 실제 구매실적과 비교해도 투자 감소가 예상된다”며 “LTE 전국망 등 통신 인프라 구축이 대부분 끝나며 투자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전송장비 전체 투자액이 2081억원으로 WDM/ROADM 장비에 1018억원, MSPP/캐리어이더넷 장비에 1063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교환장비 투자예상 규모는 1428억원으로 조사됐다. LTE 기지국을 연결하기 위한 스위치에 461억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와 VoLTE에 대응한 VoIP용 장비에 967억원이 투자된다. 상반기에 교환 장비 수요 71%에 해당하는 1012억원이 집중될 전망이다.
가입자망 장비 수요는 전체 1532억원으로 지하철, 공공장소 등 공중 와이파이망 업그레이드에 따라 무선 액세스포인트(AP)에 588억원, FTTH PON 장비에 944억원이 투자된다.
가장 규모가 큰 이동통신 장비 수요는 6426억원으로 중계기에 전년과 비슷한 규모인 3330억원의 자금이 몰린다. 소형 기지국(RRH) 수요는 1711억원, 펨토셀은 120억원, 부대물자(안테나, 급전선, 커넥터, 분배기, 결합기 등)는 1265억원 수준이다.
시설투자 급감 소식에 통신장비 업계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장비업계는 LTE 전국망 투자가 끝나도 올해 LTE-어드밴스트(A), 캐리어이더넷 같은 신규 솔루션 투자로 시설투자 감속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심 기대했다.
통신장비 업계 한 사장은 “통신 인프라 구축 사업은 크게 3~4년 단위 사이클이 있어 투자 축소는 예상했지만 3분의 1 가까이 급감할 줄 몰랐다”며 “장비업계 매출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어 비상경영에 돌입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시스코, 주니퍼, 화웨이, 에릭슨-LG,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NSN) 등 글로벌 대기업은 시스템통합(SI)과 네트워크통합(NI) 등으로 사업방향 전환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장비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 현상이 나타났다”며 “LTE-A 같은 큰 사업 기회를 노리면서 당분간 기업 시장 NI와 SI 사업에 집중하는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통신 사업자 2013년 네트워크 장비 수요, 출처: 미래창조과학부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