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년간 전기차는 친환경차를 대표하는 차종으로 세계적 이슈가 됐다. 하지만 아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보조금 지급이 일반화되었고 자생적인 모델이 없는 불모지라고 할 수 있다. 관공서 등 정부를 대상으로 보급하는 형태가 보편적이다. 우리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예상대로 공급된 경우는 없어서 수량은 물론이고 충전 인프라 구축, 대국민 홍보 등 어느 하나 확실히 구축되지 못했다. 공과를 따지면 공보다 과가 많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대국민 홍보가 부족하다. 더욱이 환경단체는 전기차 공급은 원전 하나를 더 짓는다고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했다. 잘못된 인식인 큰 배경엔 충분한 대국민 홍보나 캠페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도 아직 전기차는 가격, 배터리 내구성, 충전 인프라는 물론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불편한 부분이 많다고 인식한다.
우리는 지난 5년 전기차 정책에 있어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으나 유럽 등 해외 선진국은 하나하나 절차를 밟으면서 자리매김에 성공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입증하고 확인하면서 대국민에 대하여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우리도 새로운 정부의 시작과 함께 새로운 전기차 패러다임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취지로 결성되어 이번에 성황리에 `전기차 리더스 포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한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전기차 분야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크게 그 배경에는 보조금 규모 여부와 충전 인프라의 한계도 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선 보조금 지급 방법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다. 구입 비용이 동급 내연기관 차량의 약 3배에 이르는 비용을 감축시키고자 약 50% 정도를 보조하는 방법이다.
매년 예산확보에만 의존하다보니 보조금 여부에 따라 전기차 생명이 시한부 생명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접근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일시적인 보조금 지급 방법보다 운영상 이점을 최대한 주는 방법이다. 시행 중인 경차에 대한 혜택을 전기차 운행 시 확실히 주도록 하고 더욱 혜택을 늘려주는 것이다. 취등록세 면제는 물론 심지어 도심 고속도로 가변차로로 활용하는 갓길 운행이나 도심지 중앙 버스 전용차로 시간제 활용, 도심지 주차공간 면제 등 강력한 방법이 얼마든 지 있다.
올해부터 전기차에 대한 시각을 달리해야 하는 큰 이유는 그 동안 한 가지에 해당되던 전기차가 올해 말부터 두 가지 모델이 증가한다. 여기에 수입 전기차 모델 여러 가지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가되면서 다양한 전기차를 보는 날이 가까워졌다. 고민해야 할 부분도 그 만큼 많아졌다. 앞서 언급한 보조금이나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구축하여야 하는 것은 물론 예외 없이 지원할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특히 전기차는 필수적으로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충전 인프라는 활성화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운행 패턴을 집중 연구하여 그 방법에 맞는 충전 인프라를 구축함은 물론 하나의 충전소에서 다양한 모델을 충전할 수 있는 복합적인 기능을 갖춘 충전소 구축과 함께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의 충전 방법과 요금 체계 등 해결하여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충전 인프라 구축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주도권 싸움이 아닌 기본적인 필수 요소다. 전기차의 일반인 판매는 가장 궁극적이면서도 활성화를 위한 시작점이다. 이를 위한 충전 인프라 구축은 필수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의 긍정적인 전기차 지원 정책과 함께 우리를 대표하는 한국형 모델 정립과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