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레인 HP 이사회장 사임

레이 레인 HP 이사회 회장이 물러난다. 그는 지난 해 인수합병(M&A) 실패 이후 무능력하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5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레이 레인 HP 이사회 회장이 회장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임자를 찾는 동안 랄프 휘트워스가 임시 의장을 맡는다. 레인 회장은 사임 후에도 HP 이사회 일원으로 남는다. 그와 함께 존 해머그렌과 G.케네디 톰슨도 이사직을 내려놓는다.

HP는 최근 2년 사이 계속되는 악재를 겪으며 최악의 침체기를 보내고 있다. HP 주가는 60달러 수준에서 23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주주들은 HP 경영진과 이사회가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 2011년 110억달러에 오토노미를 인수한 것은 가장 큰 실책으로 꼽힌다.

HP는 작년 말 오토노미 인수한 후에야 이 회사의 분식회계 사실을 알게 됐다. 오토노미 인수는 현 멕 휘트먼 HP CEO의 전임자였던 레오 아포테커가 주도했다. 레인 회장은 지난 2010년 레오 아포테커 전 CEO를 임명했다가 11개월 만에 해임시키고, 멕 휘트먼 현 CEO를 급히 임명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오토노미 인수작업과 CEO 임명을 주도한 레인 회장에게 주주들은 지난 달 20일 주총에서 이사회장 사퇴를 압박했다. 하지만 주주투표에서 레인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 구성원 전원은 재신임을 받는데 성공했다.

레인 회장은 “지난 달 주주들의 투표 이후 HP의 재기를 흐리지 않으려면 회장직에서 물러나야겠다고 결심했다”며 “2년 넘도록 이사회에 합류해 HP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헌신했다”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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