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전망해볼 수 있는 2013 서울모터쇼가 열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 이번 모터쇼에서는 특히 내수시장 공략을 확대하려는 수입차와 수성하려는 국산차 간 대결이 어느 해보다 뜨겁게 펼쳐졌다.
7일 서울모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서울모터쇼에는 모두 10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처음으로 제2전시관을 활용하며 전시면적을 크게 늘린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숫자다. 조직위 측은 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지는 등 주말 악천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총 전시참가 면적 2만1200㎡로 1만8444㎡인 국산차를 처음으로 앞서며 일찌감치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를 30여종이나 공개하며 적극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수입차 업계 1위 BMW가 미니를 포함해 8종을 선보인 것을 필두로 도요타-렉서스 6종, 포드와 재규어-랜드로버 각 3종 등 다양한 신차를 공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뉴 A클래스나 폴크스바겐 폴로 1.6 TDI R라인처럼 소형 전략차종이 등장하는가 하면 BMW 그란 투리스모, 도요타 RAV4, 닛산 주크·패스파인더 등 야외활동인구를 겨냥한 SUV가 큰 흐름을 이뤘다.
이에 반해 국산차 업계는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를 8종 밖에 공개하지 않았다. 업체 수가 많은 수입차와 단순히 양적 비교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해외에서 밀려드는 다양한 차종을 막아내기에 역부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월 내수시장에서 수입차가 11%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인 반면 현대기아차는 두 달 연속 점유율 `70%`대가 무너진 것에서 보듯 올해 수입차의 내수시장 공략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서울모터쇼 전시관을 둘러본 뒤 “수입차가 몰려오고 있는데 현대차가 방심하면 안 된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국지엠 스파크 EV와 르노삼성 SM3 ZE, BMW i8 콘셉트카, 닛산 리프,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 등 `자연을 품다`라는 모터쇼 주제에 어울리는 친환경차 36대가 전시되면서 친환경차 대중화에 기여했다. 국내외 규제 이슈와 맞물리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차를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기술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초 공개 신차가 부족하다는 점과 완성차 업체 위주로 진행된다는 점 등은 여전히 서울모터쇼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