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기존에 비해 쉽고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인 나노물질 제조공정을 개발했다.
김상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박사와 안재평 특성분석센터 박사는 8일 공동연구에서 레고 블록을 조립하듯이 나노입자를 자유롭게 활용해 다차원 반도체 나노물질(나노입자·나노시트·나노선)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4월호에 5일 게재됐다.
나노입자, 나노선, 나노시트와 같은 다차원 반도체 나노물질은 촉매, 반도체, 나노소자, 센서, 태양전지 등 산업계 전반에 폭넓게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공정에서는 다차원 나노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주형(템플레이트)이나 금속 성장촉진제와 같은 불순물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공정이 추가로 요구돼 복잡하고 비경제적이었다.
이런 문제점으로 학계에서는 불순물을 사용하지 않고 다차원 나노물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의 연구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KIST 공동연구팀은 주형이나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초임계유체기술을 이용해 가돌륨(Gd)과 세륨(Ce)을 초임계 이산화탄소-에탄올 혼합유체 안에서 반응시켜 나노결정 핵입자를 마치 레고 블록과 같이 하나하나 합쳐 고차원 형태로 제조하거나 다시 저차원 형태로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물질계에서 나노와이어, 나노시트 등 다차원 나노물질을 레고 블록과 같이 마음대로 조립해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기술은 기존의 나노물질 제조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불순물 없는 다차원 나노물질을 쉽게 제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고순도화 세정공정 없이 고순도 반도체 나노물질을 보다 손쉽게 제조할 수 있게 됐다. 다차원 나노물질의 미세분석을 이용해 생성과 성장 메커니즘을 체계적으로 밝힘으로써 초임계유체 공정을 이용한 나노물질 제어 가능성을 제시, 본 연구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안 박사는 “이번에 게재된 논문에 다차원 나노물질을 제조하는 온도-압력 지도와 실험방법을 공개했다”며 “더 많은 연구자가 이 기술을 활용해 우리나라 미래소재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IST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