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도로는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함께 급속한 양적 팽창을 해왔으나 최근 건설시장 성장 한계, 건설비용 상승과 생산성 저하, 에너지·안전·환경 측면 비효율성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도로기술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와 혁신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2010년 기준 교통사고 사상자 수(35만7962명)가 암발생자 수(20만2053명)의 1.8배에 이르렀으며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11.3명으로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도로교통사고 비용은 2011년 기준 12조8000억 원에 달했다. 2009년 한 해 동안 도로교통 혼잡비용은 27조7000억 원이나 됐으며 해마다 3.3%씩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도로교통의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07년 10월부터 2014년 7월까지 약 7년간 866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첨단 도로기술, 정보통신기술, 차세대 자동차기술이 상호 융합된 미래 지능형 고속도로(ITS)를 말한다. 도로기술 패러다임 변화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고속도로를 연구하고 실용화하는 사업이다.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은 40여년 도로설계 및 시공 등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한국도로공사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단에서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분야별로 4개 핵심과제로 나누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분야별 핵심기술로는 △스마트 하이웨이 도로기반시설 핵심기술개발 △스마트 도로-IT기반 교통운영기술 개발 △스마트 도로-자동차 연계기술 개발 △스마트 하이웨이 구조·시설기준 및 구축 지원 등이다. 이를 통해 기존 고속도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사회가 도로분야에 요구하는 핵심가치인 보다 안전하고 신속하며 쾌적한 도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 하이웨이 실현을 위해서는 `웨이브 주파수` 확보가 절실하다. 웨이브(WAVE·Wireless Access in Vehicular Environments) 주파수는 차량과 차량간 통신(V2V), 차량과 노변 기지국간 통신(V2I)을 가능하게 해주는 지능형 고속도로 핵심 기술이다. 언제 어디서나 도로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악천후와 긴급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주행할 수 있게 돕는다.
무선랜 방식과는 달리 웨이브 주파수는 180㎞/h의 고속 이동 중에도 교신이 가능하며, 국내 하이패스 등에 사용하고 있는 DSRC 통신기술에 비해 전송능력이 10배 향상되는 등 차세대 기술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현재 세계 IT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웨이브 주파수 할당을 위해 법제도 체계를 마련하고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과 시행을 담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이 온전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웨이브 주파수(5.855~5.925GHz)를 빠른 시일 내에 배정해 자동차 자율주행을 구현해야 한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국내외에서 연평균 10% 이상 성장하는 등 일자리 창출과 신성장동력 육성에 파급력이 큰 시스템 산업이다. 스마트 하이웨이 개발기술을 패키지 상품화해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창조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하이웨이의 궁극적인 목표인 자율주행이 실현된다면 자동차 교통사고는 80% 이상 감소하게 되고 정체 없는 도로교통도 머지않은 미래에 실현될 것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의준 한국도로공사 스마트하이웨이 사업단장 lejlej@e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