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100조원의 힘…삼성 무선사업부 '통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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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모바일 완제품 회사를 넘어 종합 전자회사의 위용을 갖춰가고 있다. 완제품 조립뿐 아니라 자체 생산(자작, 自作) 범위를 소재·부품·모듈 등 후방산업군 전반으로 확대해가고 있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자작 시스템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례없는 시도인 동시에 스마트폰 협력사 공급망도 급격히 재편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최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체 개발에 착수했다. 카메라모듈·터치스크린패널(TSP)·케이스 등 주요 부품에 이어 자작 범위를 전방위로 늘려가는 적극적인 행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그동안 운영해온 AP개발팀을 AP랩으로 재편했다. 반도체 설계 능력을 키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DMC 연구소가 개발한 롱텀에벌루션(LTE) 칩과 통합한다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근래 카메라렌즈 등 핵심 소재에도 손을 뻗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베트남 공장에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용 렌즈 생산을 위해 사출·금형·조립·검사 라인 30개를 구축했다. 최근 500만·800만화소용 렌즈 생산규모 월 100만개 달성에 성공했다. 하반기 1300만화소 렌즈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월 500만개 수준의 양산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내다봤다.

1300만화소용 렌즈는 5개 플라스틱 사출물을 본더로 압축 접합해야 하는 까다로운 공정이다. 당장은 협력사보다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일부 검사 공정을 자동화하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다.

무선사업부는 스마트패드 및 중저가 스마트폰용 LCD 백라이트유닛(BLU) 조립에도 뛰어들었다. 2차 협력사였던 BLU업체를 1차 협력사로 전환한 뒤, 직접 공급계약을 맺고 패널 및 기타 부품을 자체 조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의 오픈 셀(디스플레이 모듈 대신 셀만 구입해 조립하는 것) 방식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무선사업부는 올해 들어 베트남 공장에 250톤·350톤급 사출기 200대를 발주한 바 있다. 5인치 스마트폰 케이스 월 700만개, 7~12인치 스마트패드 케이스 월 4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대형 고급 사출기 한 대 가격이 5억원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00억원 이상 투자 규모로 추산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카메라모듈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1300만화소 제품을 직접 양산하고 있다.

무선사업부는 향후 소재·부품·모듈 자작 수준을 높이고, 삼성디스플레이와 별도 운영해온 협력사 조직을 통합하는 등 한층 강도 높은 공급망관리(SCM)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SCM 전체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초격차 전략을 위해 전사 차원에서도 밀어주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내재화 추이

연 매출 100조원의 힘…삼성 무선사업부 '통큰 변화'


이형수·오은지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