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초 여성 총리를 지낸 마거릿 대처(87)가 8일(현지시각) 오전 뇌졸중으로 서거했다. 장례식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국장에 준해 치러질 예정이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여왕의 동의에 따라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은 국장에 준하는 장례 의식으로,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거행된다”고 밝혔다. 영국에서는 통상 군주에게만 국장을 허용하지만 국가적 인물로 추앙을 받은 경우 국장을 치르기도 한다.
영국에서 가장 최근에 치러진 국장은 1965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장례식이다. 1997년 교통사고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도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왕실 반대로 국장을 치르지 못했다. 대처는 11년간 총리로 재직하면서 영국을 회생시킨 업적을 인정받아 처칠 이후 처음으로 국장 예우를 받게 됐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대처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세 차례나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철의 여인`으로 불렸다. 노동당 내각이 의회에서 불신임 결의를 당하고 해산된 직후인 1979년 총선에서 승리했다. 집권 후 긴축재정을 실시해 영국의 경제 부흥을 이끌고, 1982년에는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포클랜드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정치적 역량을 과시했다.
과감한 사유화와 노조 와해, 교육·의료 등 공공분야에 대한 대폭적인 국고지원 삭감 등 획기적인 정책을 추진한 `대처리즘`으로 찬사와 함께 독단적인 정책 운용으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1990년 유럽통합에 반대하다가 당 지도부의 반발에 부닥쳐 자진 사임했으며 1991년 5월 정계를 은퇴했다. 1992년 남작 작위를 받고 상원의원으로 활동을 재개했으나 10여 년 전 뇌졸중 증세로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으며 지난해에는 방광 질환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