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선정적…청소년 미인 대회 논란 '후끈'

SNS 인스타그램 논란의 중심에

사진 속 두 소녀가 키스를 나눈다. 중학생 혹은 그 보다도 어려 보인다. 한 소녀는 진한 화장을 했고 다른 소녀는 민망할 정도로 야한 옷을 입었다. `우리가 예쁘다면 투표해 주세요.` 소녀들은 선정적 사진을 올리고 투표를 애걸한다. 세계 최대 사진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인스타그램 `미인대회`가 미국 부모들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미인대회 사진.
인스타그램 `미인대회`가 미국 부모들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미인대회 사진.

인스타그램이 미국 부모들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9일 워싱턴포스트는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미인대회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3000만명에 달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누구나 `미인대회`란 키워드로 관련 사진을 볼 수 있다. 단순히 보는 것에서 끝이 아니다. 외모도 평가할 수 있다. 평가는 사진만큼 선정적이다. 특정 소녀 외모에 부정적 평가가 일정 수준 이상 달리면 소녀 얼굴에 `엑스(X)자`를 그리고 `아웃(out)`이라고 표시한다. 소녀들은 미인대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선정적 사진을 올린다.

인스타그램에서 미인대회를 검색하면 9000여장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사진을 올리는 소녀 중 상당수는 13~15세 정도다. 어린 자녀의 사진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 올라가는 것도, 혹 외모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도 걱정거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진 공유가 개인정보 노출로 이어져 자칫 잠재적 범죄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어떤 소녀는 교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다. 사진 속에는 학교와 학생 이름이 그대로 담겨 있다. 다른 소녀는 사진에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계정 주소 링크를 첨부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신상이 노출돼 범죄 위험에 놓일 수 있다. 미인대회가 비단 인스타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텀블`과 `스냅챗` 등 다른 소셜미디어 서비스에서도 성행한다.

지난해 인스타드램을 인수한 페이스북은 미인대회 논란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은 13세 이하의 인스타그램 가입을 받지 않지만 익명으로 활동하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페이스북은 미인대회가 언제 시작됐는지, 누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