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이 마이크로소프트 IPTV 사업부(플랫폼) `미디어룸`을 인수한다. 미디어룸은 통신사나 방송사가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무선 네트워크 장비 분야뿐만 아니라 IPTV 관련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도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에릭슨은 미디어 브리핑에서 올 하반기께 모든 인수를 완료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가격은 밝히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디어룸 매각 후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에릭슨이 일찍부터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TV 사업을 새로운 수입원으로 고려해왔다고 설명했다. 당장 IPTV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기는 힘들겠지만 확보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점차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미디어룸보다 엑스박스를 통한 TV사업을 강화하려던 MS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다는 설명이다.
퍼 보그클린트 에릭슨 수석부사장은 “올해 세계 IPTV 시장은 7600만 가입자, 320억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번 인수로 에릭슨은 IPTV와 멀티스크린 솔루션 분야에서 25%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며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전했다.
보그클린트 부사장은 IPTV의 미래가 상당히 밝다고 점쳤다. IPTV 가입자가 2016년까지 매년 평균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릭슨이 장비부터 서비스까지 엔드 투 엔드 솔루션을 확보하려는 이유다.
그는 “고객이 TV를 시청하는 방식이 모바일과 무선인터넷 기반으로 변화하고 있어 이런 변화에 맞춰 제대로 된 파트너를 찾은 셈”이라며 “미디어룸이 에릭슨 포트폴리오를 완성시키고 핵심 고객과 관계를 더욱 강화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룸은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했으며 400여명이 일한다. 2007년 마이크로소프트 IPTV 플랫폼으로 상용화된 이래 21개국 2200만대 셋톱박스에 설치되는 등 다수 고객사를 확보했다.
앞서 블룸버그는 지난달 27일 에릭슨과 마이크로소프트가 TV SW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 IPTV 사업이 3년 간 매년 3억5000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10억달러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