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지역별 핫이슈] <9>광주시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 스타트

광주가 울산에 이어 `제2의 자동차 생산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호남권 대표공약인 `기아차 100만대 생산`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 대기업이 해법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광주공장도 올해초 연산 62만대 계획을 밝히면서 광주지역 대·중소기업의 업종전환도 활발하다. 실제로 LG이노텍 광주공장과 한국알프스 등은 기존 전자부품사업을 자동차 텔레매틱스 분야로 재편했다. 팜파스 등 지역중소기업들도 LED차량용 조명으로 틈새를 공략 중이다. 광산업을 비롯한 정보가전 등 지역전략산업이 자동차산업과 융·복합화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100만대 생산도시` 구축은 의지만으로 이루기가 쉽지 않다. 광주가 가지고 있는 우수한 연구 인프라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전략과 대기업의 육성의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오는 16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1회 친환경자동차대중소기업 상생포럼에 앞서 광주지역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이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오는 16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1회 친환경자동차대중소기업 상생포럼에 앞서 광주지역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이 실무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광주 경제지도가 바뀐다

광주시가 `자동차 100만대 생산체제` 구축에 올인하면서 지역경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00만대 생산이 이뤄지면 광주경제지도가 크게 바뀌기 때문이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연간 48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지역경제와 수출을 주도했다. 지난해 광주의 총수출액 141억달러 가운데 자동차가 50억달러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액은 8조원 수준으로 지역 총생산량의 30%에 달한다. 100만대 생산기지가 구축되면 관련 매출은 현재보다 2배 많은 16조원대로 급상승하며 2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여야 정치권 모두 이를 첫 번째 핵심공약으로 내걸었고 기아차 광주공장도 올해 초 라인 증설을 통해 연간 62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분위기도 상승세다.

협력업체들도 속속 광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가 진공산단에 공장을 착공한데 지알켐과 하이본, 화성알텍, 지엔씨, 일정 등이 광주에 이전을 완료했다. 앞으로 200여곳의 수도권 협력업체 이전도 예상된다.

◇클린디젤 등 친환경차 육성

광주시는 클린디젤을 비롯해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등 친환경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18년까지 1조3377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친환경자동차산업 전용 국가산업단지 160억원을 비롯해 친환경 자동차부품산업 클러스터 4898억원, 차세대 친환경자동차 유망 기술개발 2619억원, 완성차 연계 테마파크 조성 5700억원을 투입한다.

시는 친환경자동차 부품산업의 집적화로 40만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 구축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자동차산업 전용 국가산업단지는 광산구 평동 포사격장 이전 부지를 활용한다. 기반시설 66만㎡, 완성차 및 부품업체 클러스터 142만㎡, 인프라 62만7000㎡, 테마파크 26만4000㎡ 등 300만㎡ 규모로 조성된다.

독일의 자동차 테마파크인 `폭스바겐 아우토슈타트`를 롤모델로 삼은 복합테마관도 설립한다. 자동차 전시장과 박물관, 새차보관장, 브랜드별전시장 등을 건립해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사업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친환경차 관련 인프라 뛰어나

광주는 친환경자동차산업과 관련된 인적·물적 인프라가 우수하다.

광주의 경우 기아차를 비롯해 금호타이어, LG이노텍, 한국알프스,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등 관련 업체들이 집적화돼 있다. 하남산단을 중심으로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과 협업시스템도 잘 구축돼 있다. 광주시가 금형클러스터 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면서 자본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초기투자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조성된 자동차전용산업단지인 진곡산단은 R&D특구로 지정되면서 법인세 등 세제혜택과 각종 연구개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타지역 자동차 공장보다 안정된 노사관계와 20여곳의 자동차 산업연구인프라, 목포 신외항을 통한 수출지원 등도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광주에는 한국광기술원을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 광주그린카부품산업진흥재단, 광주테크노파크 차세대자동차센터, 광주연구개발특구본부, 광주하이테크금형센터, 광주디자인센터, 한국산업단지호남권본부, 한국광산업진흥회, 광주시교육청 취업지원센터, 호남지역사업평가원, 전자부품연구원 광주지역본부, 생산기술연구원 호남권본부, 자동차부품연구원 광주전남지역본부 등 수많은 연구·기업지원기관이 들어서 있다.

또 광주지역은 자동차 관련 고교와 전문대학이 20개교에 이를 정도로 생산인력배출 시스템도 안정적이다. 광주가 친환경자동차 산업유치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다.

◇기업들, 업종전환 `러시`

지역기업들의 업종전환도 이어지고 있다. LG이노텍, 한국알프스는 자동차 전장부품 및 텔레매틱스 분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LG이노텍(대표 이웅범)은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텔레매틱스 사업을 선택했다. 광주공장을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인 `자동차 전장부품 특화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광학솔루션과 LED, 차량전장으로 이뤄진 3개 사업부분을 전문화하고, 자동차 전자부품 생산 집적화에 포커스를 맞췄다. LG이노텍은 경기도 평택공장의 차량용 텔레매틱스 통신모뎀 설비라인을 상반기내 광주로 이전할 계획이다.

한국알프스(대표 고이즈미 히로미)는 홈모바일과 자동차전장산업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국알프스는 지난해 말 100억원을 들여 광주 하남산단에 대규모 R&D센터를 구축했다. 이 연구소는 오는 23일 강운태 광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갖는다. 한국알프스는 연구인력도 대폭 보강했다. 컴퓨터 주변기기, 컴포넌트, 고주파 통신부품 등 기존 100명의 연구인력 외에 50여명의 R&D인력을 충원했다.

첨단산단에 위치한 팜파스도 지난 2011년 전자부품 생산에서 자동차 전용 LED 생산으로 틈새시장을 뚫었다. 이 회사는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LED특수조명을 납품해 지난해 4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김형수 광주시 경제산업국장은 “`첫술에 배부르랴`는 말처럼 100만대 생산시스템 구축이 바로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첫삽을 뜨는 것도 의미가 있다”며“ 지역전략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이 대기업 경영진의 육성의지와 투자전략”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