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청년창업재단, 부실 자영업자 양산 기관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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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대출 지원은 가계 부채의 원인인 자영업자를 더욱 양산하는 형국입니다. 대출 규모와 투자 방식부터 전면 뜯어 고쳐야합니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가 산하기관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 직격탄을 날렸다.

은행권 공동으로 청년 창업CEO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5월 설립된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사업이 궤도를 이탈해 자영업자 양산을 부추기는 형태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9일 은행권은 물론이고 운용 상위기관인 은행연합회까지 청년창업재단 사업방식에 불만을 터뜨렸다.

은행권청년 창업재단은 직접 투자와 청년드림대출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청년드림대출의 최고 보증한도는 1억원이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1억원 자금으로 창업을 꿈꾸는 건 대한민국에서 불가능하다”며 “대부분의 대출 신청자는 이 자금으로 분식집이나 편의점 운용자금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비판했다. 소규모 자영업자를 위한 운용대출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드림대출 실적도 신통치않다. 당초 목표의 60%에 머물고 있다. 설립 당시 재단은 3년간 5000억원 한도 출연금을 받아 출범했다. 하지만 청년드림대출은 620여억원 수준이고 직접 투자도 55억원, 24건에 머물렀다. 출범 당시만 해도 재단은 청년 창업을 지원해 막대한 고용 창출과 산업적 시너지를 촉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대출을 운용하는 재단의 전문성 부재와 대출한도 제한 등으로 시행사인 은행과 보증기금사도 재단 사업에 소극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보증기금 관계자는 “청년창업재단이 이 같이 큰 규모의 공익사업을 펼칠 수 있는 전문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우량 청년기업을 선별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조차 없이 단순 자금만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의 직접 투자 사업도 1개 기업당 최고 3억원까지 한도를 정해놓았다. 직접투자금액은 55억원에 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보증 한도를 상향해 옥석가리기를 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대출금이 창업에 쓰이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도 전무하다”고 밝혔다.

상위기관인 은행연합회도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사업을 확대하는 데 부정적 입장이어서 기관 간 불편한 동거가 지속되고 있다.


[표1] 청년드림대출 실적 자료: 은행연합회

[표2] 청년드림대출 내용

〃 보증신청 :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본·지점 및 은행영업점

〃대 상 : 대표자 연령이 만 20세 이상 만 39세 이하로 창업 후 3년 이내인 중소기업. 창업 후 6개월 이내인 기업, 대표자 연령이 30세 이하인 청년이 창업한 기업, 신용도가 다소 낮으나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 등 중점 지원

〃보증한도: 최고 1억원

〃기 한 : 1년 만기상환(1년 단위 만기연장 가능) 또는 최장 5년 이내 분할상환(거치기간 포함)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부실 자영업자 양산 기관 `전락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