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풀HD` 방송시장 선점 경쟁이 불붙었다. 가격을 크게 낮춘 보급형 초고선명(UHD) TV와 방송장비가 속속 등장하면서 고선명(풀HD) 방송시장의 세대교체가 빨라질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UHD 제품 개발이 늦어져 차세대 방송시장에서 주도권을 일본 등 해외기업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8일(현지시각) 개막한 국제방송전시회 `NAB 2013`에서 소니, 블랙매직, JVC, 캐논 등 주요 업체가 UHD 카메라와 TV 신제품을 일제히 선보였다. 기존 제품보다 60%나 저렴한 UHD TV가 등장하는가 하면 300만원대 초저가 UHD 카메라도 등장했다.
그동안 풀HD보다 네 배가량 선명한 화질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었던 UHD TV와 방송장비가 가격 거품을 빼면서 대중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소니는 5000달러(약 569만원)와 7000달러(약 796만원)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55인치와 65인치 UHD TV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추격당한 풀HD TV시장에서 벗어나 UHD TV로 반격에 본격 나섰다. 보통 84인치 UHD TV는 2000만원을 넘는다.
소니 UHD TV는 고효율 비디오 코덱(HEVC) 디코더가 탑재돼 UHD 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기존 가전사가 개발한 UHD TV는 HEVC 디코더가 없어 HD방송만 수신할 수 있는 반쪽짜리에 불과했다. 소니는 방송을 찍어서 실시간으로 내보낼 수 있는 UHD 카메라도 선보였다.
JVC, 캐논, 레드디지털시네마, 블랙매직 등 방송장비 업체는 다양한 UHD 카메라를 내놓고 불꽃 튀는 시장선점 경쟁을 예고했다. 블랙매직은 가격을 대폭 낮춘 3995달러(약 455만원)의 UHD 카메라를 공개했다. 레드디지털시네마는 6K 카메라를 내놓았다. UHD TV는 해상도에 따라 4K와 8K UHD로 나뉘는데 4K UHD는 풀HD와 비교해 약 네 배 좋은 화질을 자랑한다. 8K UHD는 풀HD에 비해 16배 좋은 화질을 구현한다. 6K는 4K와 8K의 중간 정도 화질이다.
캐논은 실시간으로 찍어서 바로 송출이 가능한 UHD용 카메라를 시연했다. 캐논 관계자는 “다른 경쟁업체보다 뛰어난 화질로 승부수를 걸겠다”고 말했다. JVC와 파나소닉도 UHD 카메라를 출품했다.
NHK는 풀HD보다 16배나 선명한 8K 카메라를 내놓았다. NHK는 8K 슈퍼 하이비전 상영관을 따로 만들어 자체 제작한 화면을 직접 시연했다. 이외에도 해리스, 하모닉, 일본 통신업체 NTT 등은 동영상 압축효율을 두 배가량 높인 HEVC 코덱 기술을 내놓고 초기 UHD 방송시장 진입을 예고했다.
그러나 NAB에 참가한 한국 기업으로는 티브이로직이 UHD 모니터를 내놓는 데 그쳤다. NAB에 참가한 국내 방송업계 관계자는 “NAB에서 보니 세계가 모두 UHD 방송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국내업체는 거의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