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저전력 컴퓨팅`을 기치로 2011년부터 추진해온 `문샷 프로젝트` 첫 결과물을 9일 공개했다.
문샷 프로젝트는 ARM과 아톰 칩 등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저전력 칩을 서버용으로 전환, 전력을 최고 80% 이상 절감하는 게 뼈대다. 미래형 저전력 데이터센터를 위한 첫걸음을 뗀 셈이다.
HP가 선보인 `문샷 1500`은 인텔 아톰칩 기반 저전력 서버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대용량 인터넷 트래픽 처리에 초점을 맞췄다. 소비 전력 89%, 크기 80%를 줄일 수 있다. 비용도 77%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HP 측 설명이다.
문샷 1500은 6와트 저전력 아톰칩을 사용하는 45개 카트리지(노드)로 구성했다. 파워서플라이와 냉각팬, 관리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기존 서버 요소를 모두 갖췄다. 작은 노트북 절반 크기로 높이는 한 뼘 정도다.
전문가들은 문샷 1500이 전통적 기업 애플리케이션 처리보다 x86서버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웹 업무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하둡 기반 대용량 병렬처리 업무, 온라인 서비스 업무에 적합하다는 말이다. HP는 아톰과 ARM 칩 기반 저전력·고성능 서버를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어서 적용 분야가 넓어질 전망이다.
HP는 2011년 하반기 문샷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ARM과 아톰 칩 기반 몇몇 시제품을 개발해 테스트 중이다. 상용화 제품 공식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HP뿐 아니라 델 등 경쟁 서버 제조사들도 저전력 서버 개발에 한창이다. 모바일 장비 증가와 데이터 폭증, 전기료 인상, 친환경 기류 등으로 저전력이 최근 데이터센터 관련 최대 이슈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맥 휘트먼 HP CEO는 “이미 10조개 이상 장비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며 그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전통적 기술로는 데이터센터 전력 절감을 이뤄내기 어렵다”며 “문샷은 데이터센터 경제성을 높이고 향후 인터넷에 연결된 20조개 장비에 대비하는 대안”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