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에 불과한 투자수익률(ROI)을 맹신하다가 IT 프로젝트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잦은 책임자 변경이나 서툰 외부 전문가 영입도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인포메이션위크는 20여년 동안 금융권에서 진행한 IT 프로젝트를 분석, 실패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인포메이션위크는 컨설팅 업체가 제시하는 ROI는 대부분 허황되고 잘못된 수치라고 지적했다. IT 프로젝트에서는 제안된 기술에 맞춰 비즈니스를 재설계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숨겨진 비용(hidden-cost)이 뒤따른다. 정확한 ROI 계산이 힘들다는 얘기다. 솔루션 구매와 개발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인포메이션위크는 “새로운 기술 도입으로 달라지는 비즈니스 환경을 따져 개발 규모를 산정해야 한다”며 “IT부서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전체 비즈니스의 일부분임을 명심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경영진에 의한 투자 방향과 규모 변경 가능성을 간과하는 것을 두 번째 이유로 꼽았다. 대부분 회사에서 기술투자는 경영진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투자 방향이나 규모 변화 예측이 어렵다. 최고정보책임자(CIO)가 다른 임원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이유다.
잦은 프로젝트 책임자 변경도 실패 요인 중 하나다. 2~3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에서는 종종 주요 책임자가 변경된다. 대부분 후임자는 프로젝트에 집중하지 않는다. 실패 책임은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전임자에게 전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IT 분야에서는 특히 이런 일이 잦다는 설명이다.
인포메이션위크는 장기적 계획은 프로젝트의 적이라고 지적했다. 외부 환경변화가 빨라져 장기 프로젝트로는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긴 프로젝트 후 종종 사용자 만족도가 낮게 나타난다. 외부 환경변화에 맞춰 유기적으로 목표와 범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임원급 외부 전문가 영입을 마지막 이유로 들었다. 객관적 시각으로 현황을 평가하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외부 전문가 영입이 늘어나지만 기업 간 문화적 차이를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종종 불거진다. 신중하지 못한 전문가 영입은 내부 인력 역량 발전을 저해한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①ROI에만 집중
②투자 변경 간과
③잦은 책임자 변경
④지나친 장기 계획
⑤서툰 전문가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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