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17>`끝내다`와 `마치다`: 성공적으로 마치면 끝내줄 수 있다!

에 보면 `끝내다`와 `마치다`의 차이를 구분하고 있다. `끝내는` 경우는 사태를 종결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서려 있지만 `마치다`는 본질적으로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 아무리 해도 힘이 미치지 않는 일을 지칭할 때 쓴다. 외부에서 주어져 자기 의지가 통하지 않는 일에 `끝낸다`를 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업이나 장사처럼 처음부터 의지를 내세워 시작한 일에는 `마친다`를 쓸 수 없다. 본래 자기가 뜻을 갖고 시작한 일이라면 일부러 끝내지 않는 한 저절로 끝나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친다`가 순응적이고 소극적이라면 `끝낸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어감이 깃들여 있다.

`마친다`는 예정에 따라 정상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고 `끝낸다`는 예정에 없이 불쑥 의지를 내세워서 급작스럽게 종료를 강행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따라서 `적당히 끝낸다`는 돼도 `적당히 마친다`는 안 된다. 대충, 곧, 빨리, 갑자기, 한번에, 강제로, 단칼에, 서둘러, 도중에 등은 `끝낸다`는 말과 어울리고 순조롭게 성황리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등은 `마친다`는 말과 어울린다. 이 처럼 `끝낸다`는 전투에 임하는 결연한 의지와 서릿발 같은 마무리 의지를 담고 있다. 한 마디로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마쳐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끝내준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새 해가 시작된 지 3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올 해 나는 무엇으로 끝내 줄 것인가? 어차피 시작한 무슨 일이 있다면 남과 다르게 끝내줄 수 있는 나만의 비밀병기는 무엇인가? 책을 읽지 않고 남과 다르게 끝내줄 수는 없다. 엄청난 독서, 방대한 독서와 메모, 글쓰기를 통한 사고의 정련 작업만이 끝내줄 수 있는 영원한 학생이 되는 유일한 비결이다. 끝장을 보겠다는 마음가짐, 뿌리까지 파고들어 진리의 샘물을 찾겠다는 결연한 `결심`, 우리 모두가 합의해서 `결정`한 일이다. 그리고 `결정`한 사항은 끝까지 밀고 나가 끝장을 봐야 한다. 끝장 뒤에는 또 다른 끝이 기다리고 있다. 늘 영원한 시작만이 존재한다. 끝은 안주하고 정주할 목적지가 아니라 또 다시 시작해야 될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