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탠드 시행 10일, 포털뉴스만 `표정관리`

네이버 첫 화면에서 기사 제목이 아니라 언론사를 선택해 뉴스를 골라 보는 뉴스스탠드 시행 10일이 지나면서 `풍선효과`가 확인됐다. 언론사 트래픽은 눌렸고 포털뉴스 쪽은 부풀었다.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초대석에서 김상헌 NHN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초대석에서 김상헌 NHN 대표가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론계 원로들은 NHN이 뉴스 생태계 건전화와 동반성장을 내세웠다지만 정작 뉴스 생산자에겐 푸대접이라고 우려했다. 사용자 불편도 만만치 않은 저항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포털에서 뉴스를 보는 시대는 끝났다는 `종언`까지 나왔다.

11일 김상헌 NHN 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에서 사용자 불편을 인정하면서도 “바뀐 사용자경험(UX)에 익숙해지는 기간인 6개월 정도는 지켜보겠다”며 현 상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용자 불편에 언론사 `직격탄`

랭키닷컴에 따르면 뉴스스탠드 시행 후 페이지뷰는 종합지가 32.4%, 경제지가 29.8% 줄었다. 스포츠 매체와 TV 방송은 각각 5.4%와 2.2% 줄어 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에 네이버뉴스 페이지뷰는 87.5% 늘었고 다음·네이트·줌 3개 포털 뉴스도 15% 정도 늘었다. 포털 뉴스와 언론사를 포함한 전체 뉴스 사이트 방문자가 1.4%만 감소했음을 감안하면 뉴스 소비 대부분이 포털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네이버뉴스를 (의도적으로) 키울 생각은 없었다”고 했지만 최대 수혜자는 네이버뉴스가 분명해 보인다.

◇자정 효과 있었나

네이버 첫 페이지에서 `헉` `충격` 같은 자극적 제목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일 뿐 개별 언론사 페이지에서는 여전히 낚시성 기사가 보인다. 공간이 넓은 와이드뷰어 특성을 활용해 선정적 사진 편집을 늘인 사례도 있다.

제목 낚시가 어려워지면서 검색어 어뷰징은 더 심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활용한 기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뉴스캐스트를 이용한 유입이 검색을 이용한 유입보다 많았는데 지금은 검색 유입이 뉴스스탠드 유입의 2~3배에 이른다”며 “트래픽 유입을 위한 검색어 어뷰징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따른 여론 쏠림과 이슈 몰이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모바일 민심 어디로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모바일 뉴스 트래픽 향방도 관심사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최근 10일간 10대 신문사 앱 사용자는 5.5% 증가했고 모바일 웹 방문자는 4.8% 줄었다. 같은 기간 포털 앱은 2.3%, 포털 모바일 웹 방문자는 5.5% 늘었다. 아직 뉴스스탠드 영향이 모바일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포털에서 소비되는 콘텐츠 중 뉴스 비중은 PC보다 모바일 환경에서 갑절 이상 많다”며 “뉴스 소비의 중심이 빠르게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앞으로 뉴스스탠드 내 언론사 선정 기준과 관련해 김 대표는 “(제가 관여하지 않지만) 다양한 지표를 갖고 전문가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며 “투명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겠지만,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비밀성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