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KB국민카드 가맹점과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가 KB국민카드를 대상으로 16일 집단행동에 돌입한다. 한국신용카드밴협회도 주요 밴(VAN)사와 함께 지난 10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KB국민카드를 대상으로 모든 결제 대행 업무를 거부할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원가절감을 이유로 밴사의 카드결제 매입 대행 업무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나섰다. 밴사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매입 업무를 밴사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겠다고 나선 것. 최근 전표수거만 전담할 별도의 아웃소싱 기업 선정에 돌입했다.
지난 4월 3일 KB국민카드는 소속 가맹점 대표에게 `신용판매내역 전자매입방식 변경 안내` 공문을 통보했다. 본지가 입수한 공문에는 (HOST) DDC 방식에서 EDC 방식으로 전자매입방식을 변경하고 4월 22일 본격 시행한다는 게 골자다.
DDC 방식은 가맹점이 신용판매내역을 밴사에 전송 후 밴사에서 카드사로 매입하는 제도다. EDC는 가맹점 신용판매내역을 근거로 카드사가 직접 매입하는 제도다. 사실상 매입 업무에서 밴사를 제외시킨 것. KB국민카드는 가맹점을 대상으로 4월 19일까지 EDI 특약을 모두 체결하라고 통보했다.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와 KB국민카드 소속 가맹점주 500여명은 이를 KB국민카드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로 규정하고 16일 광화문 소재 KB국민카드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일방적인 매입방식 변경 계획 전면 철회에 나설 계획이다. 엄기영 한국신용카드조회기협회 사무국장은 “별도 협의절차도 없이 일방적으로 밴 비용을 안주겠다는 꼼수”라며 “가맹점에 밴사가 깔아놓은 결제 단말기와 인프라가 무용지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가맹점 또한 KB국민카드가 원가절감을 이유로 매입 대행업무까지 나서는 데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가맹점들은 밴사로부터 다양한 프로모션과 단말기 지원 등을 받아왔는데 밴사 매출이 줄어들면 이 같은 혜택이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가맹점과 협회는 KB국민카드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 모든 결제 업무 거부까지 검토 중이다.밴협회도 KB국민카드가 직접 매입업무를 맡는 건 사실상 밴사 죽이기로 규정하고, 단체행동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종 매출조회 서비스 등을 전면 중단하고 매입대행은 물론이고 승인업무까지 거부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 다만 소비자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좀 더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박성원 한국신용카드밴협회 사무국장은 “매입업무 운영능력이 없는 KB국민카드의 밴사 죽이기”라며 “밴사의 부정적인 여론을 악용해 수십년 간 카드사의 수족노릇까지 해온 밴사를 하루아침에 버리는 이중적인 처사”라고 비판했다.
KB국민카드 `신용판매내역 전자매입방식 변경` 내용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