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자동차는 우리에게 점점 더 즐겁고 안전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돌아다닐 날도 머지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연구실에서 밤을 지새며 묵묵히 스마트카 연구개발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짊어진 그들을 소개한다.
“차는 거대한 로봇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못 보는 곳도 보고, 나중에는 자율주행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로봇의 눈 역할을 한다고 자부합니다.”
김상국 현대모비스 연구개발본부 영상센서설계팀장은 차량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상센서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안전주행을 돕는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의 센싱시스템은 레이더와 초음파, 레이저, 카메라 4개 기술로 이뤄진다. 카메라를 제외한 3개 기술은 차량 주변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만 알려줄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것은 카메라밖에 없다. 현대모비스는 영상센서를 자율주행을 완성하는 근본 기술이자 핵심기술로 판단했다.
이러한 인식 하에 최근 영상센서설계팀과 영상합성설계팀으로 구성된 영상팀을 대폭 확대했다. 2009년 6명에 불과하던 이 팀 인원을 지난해 초 48명으로 늘리더니 올해는 90명까지 키웠다. 45명인 영상센서설계팀에 박사만 9명이고 4분의 3이 석사 이상일 정도로 탄탄한 연구인력을 보유했다. 영상센싱로직, 영상 소프트웨어, 영상 하드웨어, 영상선행그룹 4개 분야 연구를 진행한다.
영상센서설계팀은 이미 수많은 결과물로 실력을 입증했다.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과 하이빔 어시스트(HBA)를 K7, K9, 그랜저 HG 등 양산차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차선 이탈 시 운전대를 제어해 주행안전을 돕는 차선유지지원시스템(LKAS)과 전방 차량과 충돌을 예방해주는 전방위험차량 경보시스템(FCW), 제한속도 표지판을 읽어 경고해주는 표지판인식 차속지원시스템(TSR), 차량은 물론 보행자와 이륜차를 통합 인식하는 3D 라이다(LIDAR) 시스템, 야간보행자 3차원 위치 검출시스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술을 개발해놓고 양산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간 개발 경쟁이 치열해 모든 기술을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김 팀장은 “어디에도 차량 영상센서 관련 제조법이 공개되지 않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다”면서 “결국 몸으로 부딪쳐 자료를 축적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 N캡이나 북미 NHTSA 등 해외 규제가 많아지면서 영상센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관련 영상 기술이 뛰어난 국내 중소기업이 많아 이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