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앱 랭킹]<24>"대박도 옛말", 손에서 놓아버린 카카오 게임

카카오 게임하기 기세 한 풀 꺾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매달 국민게임을 배출하던 카카오 게임하기도 기세가 한 풀 꺾였다. 새로운 무료 게임이 출시되면 일단 한 번 받아보자던 친구들도 시들하다.

모바일 앱 통계 서비스 앱랭커가 3월(마지막 주) 게임 앱 DAU를 발표했다. 카카오 게임하기의 최대 수혜자이자 첫 국민 게임인 애니팡의 이용량이 가장 많았다. 다함께 차차차, 윈드러너 등 차세대 국민게임에 밀린 애니팡이 1위라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DAU(Daily Active User, 일간 방문자)에 기반한 사용량 순위에서 애니팡이 게임 부문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은 대략 3월 셋째주부터다. 그러나 실제 DAU는 전월 대비 오히려 낮아졌다. 2월 넷째 주 280만이던 애니팡의 DAU는 3월 넷째 주 250만 수준까지 내려갔다. 상위 20개 게임 앱 중 점유율 역시 2% 가까이 떨어졌다.

통계를 살펴보면, 애니팡을 제외한 다른 게임의 이용량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몇 달 간 1, 2위를 다투던 윈드러너와 다함께 차차차는 전월 330만 수준에서 230만으로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60만 가량의 DAU가 빠졌으며, 컴투스 홈런왕의 DAU는 절반으로 줄었다. 결국 고정 유저층이 두터운 애니팡을 제외한 대다수 게임에서 심각한 수준의 유저 이탈이 일어난 셈이다.

두 달간의 DAU 추이를 보면 게임 앱 이용자 이탈이 한 눈에 들어온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두 달간의 DAU 추이를 보면 게임 앱 이용자 이탈이 한 눈에 들어온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상위 20위권 게임들의 DAU 규모를 보면 전 월과의 차이를 극명히 알 수 있다. 2월 넷째 주 2천만을 넘겼던 DAU 총합은, 3월 넷째 주에 이르러서는 1천6백만까지 떨어졌다. 무려 20%에 가까운 이용량 감소가 있었던 것이다.

연령별 DAU 역시 고르게 하락했다. 상위 20개 게임 앱 DAU 총합을 기준으로, 10대층은 280만에서 180만으로 하락했다. 20대는 350만에서 290만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30대는 650만에서 520만까지 떨어졌다. 40대의 DAU 합은 520만에서 430만까지 내려갔다. 50대 이상 연령대는 310만에서 280만으로 줄어 가장 하락폭이 낮았다. 결국 방학이나 시험 등 한시적 요인으로 인한 특정 연령층의 이상 현상이 아니며, 모든 연령층의 손에서 모바일 게임이 멀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 연령층의 게임 앱 이용량이 줄었음에도, 전체 게임 중 카카오 게임의 비중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상위 20개 앱 중 16개가 카카오 게임이며, DAU 기준 91.88%를 차지했다(전월 91.83%). 게임 앱 DAU의 하락은 전체 9할 이상을 차지하는 카카오 게임 이용량이 전반적으로 줄었으며, 결국 최근 한달 새 카카오 게임 이용자의 대규모 이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스마트 앱 랭킹]<24>"대박도 옛말", 손에서 놓아버린 카카오 게임

카카오 게임 플랫폼은, 국내에서만큼은 비정상적인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4월 초 이미 등록 게임수가 100종을 넘었음에도 늘 양대 앱 마켓 상위권에 다수의 게임을 포진시키고 있다. 만년 적자의 카카오를 흑자 전환시킨 주 수익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과는 무관하게 카카오 게임하기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끊임없이 존재해 왔다.

애니팡의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비슷한 내용의 게임들이 `for Kakao` 꼬리표와 함께 주 단위로 쏟아져 나왔다. 인기작 뒤엔 어김없이 아류작이 나왔으며, 히트작의 모바일 게임화의 과정에서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무분별한 스팸성 게임 초대 메시지는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불만요소다.

특히 비슷한 게임의 양산으로 이용자의 피로도가 쌓이며 신작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문제다. "xxxx 어때?", "oooo랑 비슷해서 안해"...최근 신작 게임을 대하는 흔한 대화다. 전반적으로 신작자체에 무덤덤해진 분위기다.

이번 주 1위 앱 '쿠키런 for Kakao'. 그러나 출시 초기의 윈드러너 등과 비교하면 DAU는 낮은 편이다.
이번 주 1위 앱 '쿠키런 for Kakao'. 그러나 출시 초기의 윈드러너 등과 비교하면 DAU는 낮은 편이다.

간단한 조작방식으로 짧은 시간 안에 마칠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이 대세를 이루며 카카오 게임의 작품성에 대한 회의적 시선도 느껴진다. 모바일 OS 커뮤니티에는 차라리 1~2천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해외판 유료게임을 즐기겠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차라리 밀리언아서와 같은 미드코어 TCG 장르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상기 이유로, 카카오 게임의 이용 저하는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내달 통계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카카오게임의 인기는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거품이 빠지고 난 플랫폼에서 여전히 달콤함(카카오)을 맛 보게 될 게임은 누가 될까. 개발사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이종민기자 lj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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