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가 이민법 개정에 올인하는 이유는?

최근 이민법 개정을 위해 정치압력단체를 만든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그가 이민법 개정에 힘쓰는 이유는 뭘까. 워싱턴포스트는 이민법 개정으로 숙련된 엔지니어와 프로그래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는 실리콘밸리의 오랜 숙원을 풀기 위해 저커버그가 나섰다고 보도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실리콘밸리 IT기업은 늘 고급 인력 부족에 허덕인다. 미국 내에서는 해결이 어렵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다. 업계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전반적인 이민법 개정을 요구한다. `H-1B 전문직 취업비자` 개정이 핵심이다. H-1B 비자는 외국인 학사 이상 학위자의 미국 내 전공 관련 전문직 취업을 허용하는 게 핵심이다. 미국 대학을 나온 유학생도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선 H-1B 비자가 있어야 한다. 비자 취득자는 기본 3년, 최장 6년까지 체류할 수 있다.

올해 미국 정부가 허용한 H-1B 비자 대상자는 8만5000명. 한 명의 고급 인력이 아쉬운 상황에서 12만4000명이 신청했지만 4만명 가까이 돌려보내야 했다. 대상자 선정 방식도 불만이다. 미국 정부는 지원자가 많으면 추첨으로 대상자를 뽑는다.

업계 요구는 명확하다. H-1B 비자 확대와 선발 방법 개선이다. 우수 인력을 가릴 효과적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입장이다. 영주권자가 쉽게 미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이민법 전반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저커버그는 “미국인이 아니란 이유로 미국 대학에서 엔지니어링과 과학을 공부한 이들을 밖으로 몰아내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라며 “창업자를 미국으로 유인하기 위해 창업 비자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법 개정에 반대 의견도 있다. IT 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사람을 쓰기 위해 H-1B 비자를 악용한다는 주장이다. 이면에는 외국인이 미국인 일자리 뺏는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미국에서 훈련받고 실력을 쌓았지만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경쟁자가 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