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라인과 모바일 스포츠 게임 중 실사형 야구게임 신작들이 단연 화제다. 실존하는 선수들의 얼굴 모습은 물론 각 선수의 고유 투구폼, 타격 동작, 표정 등을 실제와 유사하게 구현해 생생한 야구게임을 즐길 수 있다. 기존 야구게임 팬은 물론 실전 야구팬들도 새롭게 야구게임 시장으로 흡수할 수 있는 매력을 갖춘 셈이다.
실사형 야구게임은 공통적으로 각 선수별 특징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모델링해서 제작한다. 게임 그래픽의 사실감을 높이는 엔진을 적용해 동작과 표정을 자연스럽고 세밀하게 표현한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선수들과 실제 야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쓰는 기법인 모션캡처 기법도 사용된다. 모션캡처는 실제 배우에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 동작을 디지털화한 뒤 캐릭터에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어 한층 실감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모션캡처는 야구 선수의 자세 교정에도 사용하는데 실사형 야구게임에서 각 선수 고유의 투구폼이나 타격 동작을 구현하는데도 사용했다. 미국 2K스포츠의 경우, 사무실 안에 모션캡처를 위한 전용 공간을 따로 마련할 정도다.
CJ E&M 넷마블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마구더리얼`은 온라인 야구게임 중 처음으로 언리얼3 엔진을 적용해 선수의 고유폼과 동작, 얼굴 등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80명 이상의 KBO 선수의 고유폼을 구현했다. 기존 영상이나 사진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의 얼굴을 표현하고 모션캡처로 타격, 투구, 수비자세는 물론 근육의 움직임까지 반영했다.
마구더리얼을 개발한 김찬준 애니파크 그래픽 총괄 팀장은 “선수의 특이폼 등 고유 자세는 실제 해당 선수의 영상 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모션캡처와 3D 프로그램인 `맥스 키프레임`을 병행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또 “여기에 얼굴, 동작, 고유폼 등 세부 작업을 언리얼3 엔진에 담으면 한층 실제감 높은 그래픽을 완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넥슨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프로야구2K`의 경우 총 263명 선수의 특이폼과 300명 이상의 모델링을 반영했다.
모델링은 앞, 옆 등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선수의 얼굴 사진을 참고해 만든다. 2D로 우선 각도별 얼굴을 제작한 뒤 3D로 모델링한다. 실제 야구 중계에서는 특정한 각도에서 선수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3D 그래픽으로 제작하기 위해 360도 전체에 걸쳐 제작해야 한다.
넥슨 측은 “각 선수의 특징과 개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닮게 만드는 것 외에 아티스트들의 창의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