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지금 '전기차 열풍'…갑자기 왜?

시장 활성화 전환점 될 듯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디젤 엔진 중심이었던 유럽 자동차 업계가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신시장 개척을 위해, 전기차로 무게중심을 옮겨가는 것이다. 일본과 미국 업체들이 주도해 왔던 전기차 시장에 전통 강호인 유럽 업체들이 본격 가세하면서 시장 판도도 급변할 전망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스크바겐은 최근 전기차 출시 계획을 두 배 가까이 늘려잡았다. 또 다임러, BMW, PSA 등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자동차를 줄줄이 출시할 예정이다.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올해부터 2015년까지 20여종에 달하는 전기동력차를 각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초 10여종 수준이던 출시 계획이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그룹 전체 판매량의 3%에 달하는 3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폴크스바겐은 올해 순수 전기차 `업(UP)` `골프` 등이 각국에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신모델을 최소 6개 이상 선보일 계획이다. 그룹 산하인 아우디와 포르셰도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임러그룹은 올 연말 중국 시장을 위한 순수 전기차 브랜드 `덴자`를 출시한다. 다임러그룹은 BYD와 합작해 중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전륜 구동형 B클래스 전기차도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BMW는 `i3` 전기차와 `i8`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주력으로 내세운다. 올 하반기 유럽에 출시될 이 전기차들은 미국, 일본, 한국 등에도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올 1분기 시트로앵 `벌링고` 전기차를 출시한 PSA그룹은 푸조 `파트너` 전기차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 르노는 자사의 네 번째 전기차 모델 `조(ZOE)`를 프랑스에 이어 유럽 전역으로 출시를 확대한다. 피아트도 크라이슬러와 공동 개발한 피아트 500의 전기차 모델 `피아트 500 EV`를 올 상반기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출시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유럽연합(EU)의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EU는 2015년까지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g/㎞까지 감축하는 것을 강제하고 있다. 특히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본격적인 시장 참여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현성원 비엠알컨설팅 연구원은 “일본과 미국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모델 확대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