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과학자와 연구자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과학문화도 청소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문화의 일부다. 해외에서는 이미 성인 대상 과학문화 프로그램이 보편화됐지만,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부분이 많다. 최근 한국과학창의재단을 비롯해 각종 단체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13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 과학기술문화 창달 5개년 계획(2013~2017년)을 통해 성인 뿐 아니라 노인·주부 등 전 연령층을 위한 과학대중화 프로그램을 새롭게 추진한다. 평생교육 차원에서 대화의 장을 만들어 전국적인 과학사랑 붐을 조성해나간다는 것이다. 어렵지 않은 과학, 즐기는 과학문화 확산의 중심에 선 한국과학창의재단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즐거운 과학축제 `과학창의축전`
작년 과학축전에는 400여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직접 만져보고, 두들겨보거나 들여다보고, 관람객들이 직접 만들어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소셜 토크 전시장(미래사회소통관)은 지식공유 프로젝트, 기적의 수업 오디션, 글로벌 과학이슈 심포지엄, 톡톡! 과학콘서트, 에듀 퍼포먼스, 옴니버스 토론, 드라마 인생극장 등 매일 새로운 토크 형식의 강연·오디션·공연·포럼 등이 이어졌다. 한국의 과학창의축전도 영국의 에딘버러 국제과학축전처럼 세계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성장한 것은 물론 그 내용면에서도 명실상부한 과학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평가다.
◇성인들의 과학사랑 `사이언스 이브닝`
작년 10월부터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새롭게 실시하고 있는 `사이언스 이브닝-과학이 있는 저녁`은 성인을 위한 행사다. 일과가 끝난 저녁 시간에 평소 과학을 접하기 힘든 직장인들이 모여 과학체험도 하고, 과학토크도 나누는 새로운 유형의 과학문화 프로그램이다.
작년 10월 `BeauTy is BT`라는 주제로 첫 행사를 열었고, 11월에는 제주에서 `제주, 별을 담다`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크리스마스콘서트는 융합의 향연
작년 12월 14~15일 판교테크노벨리 글로벌R&D 센터에서 `크리스마스과학콘서트`가 열렸다.
12회를 맞는 과학콘서트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매머드 융합 콘서트장이 됐다. 뮤지컬, 공연과 함께 강연을 하나의 스토리로 풀어낸 새로운 스토리텔링 등의 과학과 융합 된 프로그램들이 넘쳐났다. 크리스마스과학콘서트에 참석한 관람객들은 마치 융합세상을 주제로 시간여행을 떠난 느낌을 가질 정도였다. 뮤지컬과 공연을 통해 어렵게 생각하던 과학을 좀 더 친숙하게 느끼고, 임팩트 있는 강연과 고객 참여로 지식 이해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었다.
과학뿐 아니라 인문사회, 예술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을 함께 진행했다. 원래 크리스마스 과학 강연은 1825년 영국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에서 `크리스마스 과학콘서트`로 발전시켰다. 영국과 달리 새로운 패턴의 즐거운 프로그램들이 대거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한 프로그램들은 다가오는 첨단 과학시대의 과학대중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즐거운 과학융합 프로그램
4관객 프로덕션의 `일단 뛰어`라는 연극은 2011년 11월 홍익대 CY씨어터 무대에서 공연됐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의 2011년 융합문화지원 사업 선정 작품 중 하나인 이 연극은 마임과 3D 영상 등 다양한 실험을 도입해 큰 화제가 됐다. 연극은 한 샐러리맨의 하루 일상생활을 표현한 작품이다. 쳇바퀴 돌 듯 보내는 하루지만 회사원은 출근에서부터 퇴근하는 그 시간 동안 환상의 세계로 빠지기도 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기도 한다. 한 명의 마임 배우가 나와 샐러리맨의 상상을 몸으로 재미있게 표현한다.
여러 대 카메라를 이용해 3D를 넘어 4D영사까지, 또한 여러 명의 배우를 앵글로 잡아 영상 속에서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다. 과학과 연극이 결합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과학을 쉽게 대중과 호흡하도록 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과학체험 놀이 극인 `린드버그들의 비행` 등 다양한 계층을 끌어들이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