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VAN) 업계가 밴 서비스 원가구조를 공개하고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카드사의 지적에 맞불을 놓았다.
16일 한국신용카드밴협회는 `밴 서비스 사업의 역할과 이해, 오해와 해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밴 수수료는 미국 대비 절반 이상 낮지만 비용 효율성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다며 카드사 입장을 정면 반박했다. 그동안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밴사의 건당 결제 구조와 과도한 리베이트 제공으로 가맹점 수수료 단가가 높아졌다는 의견을 주장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밴사가 받는 수수료는 거래 1건당 100~14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은 신용카드 250~550원, 체크카드 250원의 중계 수수료를 받는다.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내 밴 업무는 승인중계와 매입대행으로 나뉜다. 승인중계는 일반거래(승인, 거절, 취소) 수수료 60~100원, 온라인 거래 10~50원, 철도청, 고속버스, 유류면세 등 별도거래 10~45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매입대행은 매입 청구 대행료(Data-Capture) 20원, 종이전표 수거료(Draft-Capture) 30원, 전자전표 처리료(Signature-Capture) 37.5원, 전표비용(3매 기준) 8원이었다. 이를 합산하면 거래 1건당 평균 수수료는 150원이 채 안 된다. 시장 규모(2011년 기준)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 수익의 10%가량이다. 승인중계 건수는 연간 60억건에 달한다.
밴 업계는 카드사의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으로 미국 대비 절반 이하의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대행 업무는 두 배 이상 많다고 비판했다.
박성원 밴협회 사무국장은 “국내 밴사는 미국과 달리 승인 중계, 매입데이터 처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고정비 비중이 높아 처리(승인, 매입)건수를 늘려 고정비 지출분을 메꿔야 하기 때문에 과열경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금액에 상관없이 동일한 수수료를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밴 업계 관계자는 “1000원 이하 소액 결제의 경우 승인 수수료는 5~20원으로 낮아진다”며 “여기에 매입수수료 평균인 20~37원을 더하면 실제 밴 수수료는 27~57원”이라고 해명했다. 1000원 결제에 평균 150원을 떼어간다는 주장은 평균치 오류라고 주장했다.
또 특정금액 이하의 소액결제는 카드사가 가맹점과의 특약을 통해 회원 서명을 받지 않는 거래로 전환, 수수료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밴 수수료를 낮춰 중소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계획도 실효성이 없다며 반박했다.
밴사는 결제 건수와 상관없이 88.8~151.5원(업계 기준 120원)의 밴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금액은 평균 결제 금액의 약 0.11~0.23%(업계 기준 0.18%)로 알려져 있다. 중소 가맹점의 카드사 수수료는 2011년 기준 2.5~3.3%. 밴 업계는 현행 밴 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여도 0.09%의 미미한 수수료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비판했다.
[표] 한국 밴 수수료 원가구조 제공-한국신용카드밴협회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