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게 장관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이경재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에도 임명장을 전달했다. 비로소 새 정부 내각구성을 완료했다. 출범 52일 만이다. 내각구성이 늦어진 것은 여야 갈등으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된 데다 매끄럽지 못한 인사 때문이다.
최문기 장관의 취임은 박근혜정부의 핵심어젠다인 `창조경제`의 큰 틀을 짜고 실행해 나갈 추진체가 이륙했음을 뜻한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반대로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못해 늑장 출범한 만큼 할 일은 많고 마음이 바쁠 것이다.
그동안 미래부는 장관이 내정만 됐지, 정식 임명을 받지 못해 실국장 인사도 못하고 정책다운 정책도 펴지 못했다. 거슬러 올라가 대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손질할 때부터 계산하면 넉 달 가까이 정책에서 손 놓고 있었던 셈이다.
미래부가 해결할 첫 번째 과제는 조직 추스르기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은 과학기술과 교육보다 이질적인 요소다. 주변에서 우려하듯 단기 성과로 평가하는 ICT와 상용화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학 분야를 어떻게 화학적으로 결합하느냐가 관건이다. 조직원 역시 여러 부처에서 합쳐진 만큼 하루빨리 하나로 똘똘 뭉쳐 일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최문기 장관의 온화하면서도 강한 카리스마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은 미래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래부가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지 지켜보고 있다. 추상적인 창조경제를 구체화하는 것도 미래부가 할 일이다. 출범은 비록 늦었지만 서두르지 않고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우직하게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창조경제는 어느 한 순간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