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는 최근 미국 대학생 에드(26)씨의 황당한 얘기를 보도했다. 구글 신제품 테스터로 뽑힌 에드는 구글 글라스 한 개를 받았다. 에드는 구글 글라스를 써본 뒤 학자금 대출을 갚으려고 이베이 경매에 올렸다. 5000달러에서 시작한 경매가는 무려 9만53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게시물을 내렸다. 재판매가 금지된 구글의 이용약관을 어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소비자 권리를 박탈하는 내용을 담은 `구글 글라스`의 이용약관이 논란을 일으켰다. 최근 구글 글라스 이용 약관이 공개되자 새로운 혁신을 이룬 판매 전략이라는 평가와 소비자를 무시한 처사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18일 구글이 발표한 구글 글라스 서비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구매자들은 제품을 되팔거나 빌려줄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제품에 문제가 생겨도 환불이나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더욱 황당한 대목은 구글 글라스를 쓸 수 없는 지경에 빠진다는 사실이다.
구글 글라스는 제품 개봉 시 등록해야 하는 구글 개인 계정을 통해 본사 서버와 연결된다. 동일한 제품인데 사용자 계정이 바뀌거나 변형을 가하면 실시간으로 구글에 통보되고 제품의 기능이 중지된다.
많은 전문가 및 외신들은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약 150만원의 거금을 들여 구매한 기기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일반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의미다.
C넷은 “개발자들이 자체적인 광고를 받아서 노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와이어드는 “1500달러를 지불했다는 것은 기기에 대한 권리도 구매한 것”이라며 “구글의 판매 방식이 환영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뉴스는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궁금해지는 흥미로운 판매 전략”이라며 “구글이 무인차를 판매한다면 차가 움직이기는 하되 구글이 원하는 장소로만 가도록 조종할 기세”라고 꼬집었다.
일부 전문가는 구글의 이 전략이 소프트웨어를 구매해 사용하는 과정과 유사하며 새로운 혁신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코린 맥쉐리 전자프론티어재단 지적재산 담당자는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구글의 이번 조치는 곧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재판매나 대여를 금지한 것은 복잡한 이슈로, 계약서 상의 조건이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구글 글라스 서비스 이용약관은 지난 16일 개발자 대상의 미러API 등 개발도구를 공개하면서 함께 발표됐다. 구글은 약관과 관련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구글 글라스의 초기 버전은 테스터들과 개발자들에게 일부 공급돼 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