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걸어나가지 않으면 질질 끌려나가게 만들 테니`, `너 같은 놈은 팔 뿐이 아니라 두 다리도 부러져야 정신을 차려`. 일상 대화에서는 좀처럼 사용조차 않는 험악한 말이 방송에 넘쳐나고 있다.
국어문화원은 21일 국립국어원 지원을 받아 지난 1개월간 6개 방송사가 방영 중인 12개 프로그램의 언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843건의 비규범적이고 저급한 방송 언어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인격모독이나 차별적 또는 폭력적 표현, 은어 및 통신언어 등이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지상파 방송인 KBS `안녕하세요` `1박2일` `광고 천재 이태백` SBS의 `돈의 화신` `자기야` `정글의 법칙`, MBC의 `무한도전` `백년의 유산` `라디오스타`, 종합편성채널인 채널A의 `웰컴 투 시월드`, TV조선의 `대찬인생`, JTBC의 `김국진의 현장박치기` 등 12개 간판 프로가 조사됐다.
프로그램 별로는 `백년의 유산` `돈의 화신` `1박2일` `자기야` `대찬인생`의 경우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사용, 인격을 모독하는 표현과 비속어 사용 사례가 특히 많았다.
가장 빈번한 것은 `소 심플(so simple)`, `트리뷰트`, `애프터 클럽` 등과 같은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사용이다. `씹어대?` `똘끼부리는 거야` `또이또이` `뻑이 간`과 같은 은어 및 통신 언어 사용과 띄어쓰기, 외래어 표기 등의 자막 표기 오류도 높은 비중을 보였다. `씹어 먹을 놈이` `아가리 닥쳐` `내가 그 ×새끼를 물어 뜯었어요` `주둥아리가 한광주리네` `에이 ×병할` 등의 비속어 사용 사례가 그 뒤를 이었다.
국어문화원 측은 “인격 모독 표현은 해당 인물의 인격을 비하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준다”며 “가급적 이런 표현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락 프로그램과 주말 드라마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온 가족이 모여 시청하는 경우가 많고 청소년 언어사용이나 한류에도 직집 영향을 미치고 있어 품격 있는 언어 사용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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