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성인식 기능 시리의 음성 데이터를 2년간 보관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고객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음성 데이터 처리 과정을 공개했지만 사용자 동의 없는 정보 수집이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와이어드와 C넷은 애플이 고객 서비스 강화를 목적으로 시리에 입력되는 음성 데이터를 2년간 저장한다고 21일 보도했다.
이 발표는 미국 시민자유연합과 보안업체가 시리를 통해 기업과 개인의 민감한 음성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사용자가 시리에 대고 말을 하면 음성 정보는 애플 데이터센터 분석 데이터 서버로 전송된다. 이 데이터에는 무작위 숫자가 부여된다.
애플은 음성 데이터 구별·관리용 숫자일 뿐 애플 ID, 이메일 주소 등 사용자 신원 정보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 숫자도 6개월 후 또는 사용자가 시리 기능을 끄면 삭제된다. 애플은 음성 데이터를 익명으로 보관하고 테스트나 서비스 개선에만 사용할 뿐 고객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한다고 전했다.
애플의 발표에도 미국 시민자유연합은 시리를 사용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시리를 통해 사용자 개인이나 가족, 비즈니스 민감 정보가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사용 전 한 번 더 생각하라고 충고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보안 업체 에프시큐어는 애플 시리가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BM은 기업 데이터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내부 네트워크 환경에서 시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