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를 대체하는 차세대 입력 기술이 침체된 PC 시장의 반전 요소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인다. 웨어러블 PC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22일 블룸버그와 CBC뉴스에 따르면 HP·아수스텍 등 주요 PC 기업이 올해 데스크톱PC와 노트북의 마우스와 키보드를 대체하는 제스처 인식 기술을 잇따라 상용화한다. 제스처 인식은 동작 인식의 일종으로 손가락처럼 작은 움직임을 파악해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는 것이다.
HP와 아수스텍은 올 하반기 출시하는 PC에 제스처 인식 기능을 넣기 위해 `립모션`과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블룸버그는 HP가 제스처 인식 기능으로 `PC 산업의 환생`을 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HP는 손가락 인식이 PC 사업의 새 불씨가 되길 바란다”며 “HP는 올 여름 담배갑 크기의 디바이스를 PC 옆에 놓으면 작은 카메라가 손가락 움직임을 인식해 PC를 조작할 수 있는 제품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HP는 별도 주변기기 없이 제스처로만 PC 제어가 가능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아수스텍도 유사한 형태의 협력을 립모션과 진행하고 있다.
벤처기업 탈믹랩이 내놓은 PC용 제스처 인식 손목밴드인 `MYO 암밴드`의 첫 물량 선주문은 한 달 만에 2만5000건을 넘어섰다. 이 손목밴드는 근육의 미세한 변화를 인지해 손가락과 손목을 움직여 PC를 제어한다. 근육의 움직임을 전기 신호로 인식한 정보가 블루투스로 PC에 보내진다.
ARM 프로세서를 내장한 이 제품은 올해 말 약 149달러 가격에 나올 예정이다. 탈믹랩 관계자는 “맥 혹은 윈도PC에서 프리젠테이션, 비디오, 음악, 게임과 웹 브라우저 등을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그레이힐도 제스처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 키보드 자판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만들던 이 기업은 이달 제스처만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대체할 수 있는 `인스팅트 제스처 인식 라이브러리` 기술을 내놨다. 다섯 손가락으로 데이터 입력과 이미지 조작까지 가능하다. 그레이힐 관계자는 “이 기술은 2D와 3D 촬영된 이미지를 회전하듯 돌려볼 수 있는 등 의료 산업에서 유용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제스처 인식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 의견도 있다. 다니엘 보겔 워털루대학 연구원은 “제스처 인식은 문서 작업과 온라인 뱅킹 등에 적절치 않다”고 분석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