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 출범]창조경제는 "有에서 또다른 有를 창조하는 것"

“창조경제는 어렵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다” “아래에서부터의 변화로 시작된다”

23일 창조경제포럼 발족식에 참여한 국회의원·정부부처·업계 관계자들의 발언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하나의 결론으로 수렴됐다. 창조경제가 정부 주도의 `완전히 새로운` 어떤 것이라기보다 현재의 다양한 산업을 융합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정책 지원을 통해 아래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포럼에 참여한 정치인들은 창조경제 실현을 `기존에 있는 것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은 “돈의 흐름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수 있는 곳에 적시에 우리나라의 자금력이 유입되도록 해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 산업구조를 보면, 돈이 남아돌아 고여 있는데도 있고, 흐름이 막혀 말라죽어가는 곳도 있다”며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선 분야별로 신성장 동력에 돈이 제대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전 의원은 에너지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한국전력은 한 해 3조원 가까운 적자를 내면서 55조원의 돈을 굴리고 있는 와중에 태양광이나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분야는 돈이 없어 말라죽고 있다”며 “자금력을 새로이 성장할 수 있는 분야로 돌리면 되는데, 법적·정책적 문제와 부서간 이기주의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창조경제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아주 쉽고 가까운 곳에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새로운 걸 만드는 것도 창조경제이고, 기존 전통 산업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도 창조경제”라며 뮤지컬 `태양의 서커스`를 예로 들었다.

`태양의 서커스`는 사양 산업으로 치부 받던 서커스를 기반으로 만든 세계 최고의 인기 뮤지컬이다. 1984년 설립된, 공연 제목과 같은 이름을 가진 회사는 한 해 매출만 1조1000억원을 넘게 벌어들인다. 활력을 잃은 산업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는 창조경제의 목표와 닮았다.

강은희 의원은 “이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기 때문에 나온 것이 창조경제”라고 말했다. 그는 “창조경제의 화두를 곱씹어보면 실제로는 예전부터 있었던 내용들”이라며 “이젠 실천에 옮겨야 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산업계 인사들은 각기 맡은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성장동력 확보 등 창조경제의 과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곽덕훈 시공미디어 부회장은 창조경제의 개념을 정립하기 위해선 보다 아래의 개념인 교육과 문화에서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곽 부회장은 “지식의 융합은 정보과 생각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고, 이는 더불어 사는 문화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과 콘텐츠가 중요하다”며 “이 분야에서 기여할 바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부사장은 “2류, 3류 산업을 1류로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라며 “포럼을 원동력 삼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벤처기업 대표로 참여한 박종환 록앤올 사장도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던 내비게이션 분야에 겁없이 뛰어들었는데, 다행히 아직 살아있다”며 “벤처가 살아야 창조경제가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에 벤처기업가로서 창조경제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적극 제안하겠다”고 다짐했다.

창조경제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를 대표해 참여한 최재유 미래부 방송통신융합실장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넘어서 타 산업과의 융합, 타 부처와의 칸막이를 제거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만달러로 가는 초석을 닦는 게 우리의 일”이라며 “포럼에서 제시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정부에서 수렴해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