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 출범]해외도 창조경제 열풍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제시했지만, 새로 등장한 추상적 용어로 인해 개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용어가 새로울 뿐 개념과 의미는 이전부터 사용돼 왔다. 대표적인 창조경제 실천 국가로 꼽히는 이스라엘을 비롯해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창조경제와 유사한 개념의 정책을 집중 추진했다.

창조경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기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경제를 만드는 것`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 즉 기존에 있던 산업과 기술에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산업과 시장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는 스크린골프가 이런 개념을 잘 설명해준다. ICT와 골프연습장을 접목해 누구나 쉽게 즐기는 스크린골프 산업을 만들었다.

결국 창조경제는 △산업간 경계를 넘는 자유로운 협업 △발상의 전환을 위한 상상력과 창의력 △상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기술력 등이 핵심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창조경제 핵심을 실천하기 위한 한국형 생태계 구축이다.

정책방향은 앞서 창조경제를 추진했던 나라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창조경제의 롤모델인 이스라엘은 국가적인 창업지원과 탄탄한 벤처 생태계가 강점이다. 특히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만든 요즈마펀드는 이스라엘의 벤처 산업을 키운 핵심 제도로 꼽힌다. 1993년 조성한 요즈마펀드는 첨단 기술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펀드로, 민간 창의성을 존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선의의 실패까지 감싸 안고, 재도전 기회를 주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방한한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펀드 회장은 “이스라엘은 사업가에게 실패의 귀책사유가 있지 않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는데 문제가 없다”면서 “기업가가 실패에도 불구하고 처음 창업하는 사람과 똑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는 한국 문화를 지적하며 “신생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기업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고, 신생 기업이 실패해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7전8기식 창업가가 있어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구글과 애플로 대표되는 실리콘밸리 성공을 이끈 민간 벤처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는 벤처 캐피털, 스타트업 육성을 도와주는 인큐베이팅(육성) 시스템, 성장 후 재도약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의 제도가 체계화돼 있다.

영국은 창조라는 개념을 직접 사용했다. 지난 1998년 `크리에이티브 브리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정체기에 빠진 문화산업을 새로운 창조산업으로 육성하는 성과를 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