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기술대국]강혜련 창의재단 이사장 "과학 대중화가 창조경제 밑거름"

“과학은 더 이상 성적받기 위해 달달 외우는 공부의 대상이 아닙니다. 어렵지도 않고, 심지어 재밌기까지 해요.”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각종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과학의 대중화`가 곧 창조경제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BT(바이오기술)이나 NT(나노기술)은 남 일 같아도, 병 들고 늙어 죽는 건 내 일처럼 와닿는 게 우리입니다. 결국 같은 뜻이고 비슷한 맥락인데도 말이죠. 과학을 과학자들의 몫으로만 남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과학기술 관심도는 지난 2010년 49.3점에서, 지난해에는 49점으로 떨어졌다. 미국(2010년 기준 65점)과 EU(2005년 기준 54점)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치다. 그만큼 일반인들의 과학 체감도가 주요 선진국 대비 크게 못미친다는 얘기다.

강 이사장은 “상상력과 창의성에 기반한 창조경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업과 연계하는 것”이라며 “여기에 필수 불가결하게 개입돼야 하는 게 `과학`”이라고 말했다. 소통과 융합, 나눔의 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는 과학문화 확산의 궁극적인 목표는 `창의사회 구현`이며, 이게 결국 창조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라고 강 이사장은 덧붙혔다.

“과학기술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의 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4.03%)은 세계 2위일 정도로 높습니다. 하지만 과학문화예산은 GDP의 0.6% 수준인 632억원 규모로 매우 작아요. 포르투갈만해도 `5% 솔루션`이라고 해서 R&D 예산의 5%를 과학문화에 사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예산 뿐아니라, 과학문화 창달을 위한 일선 기업의 기부 마인드도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 이사장은 강조했다. “인텔이나 보잉, IBM 등 주요 외국계 업체들은 자국의 과학관과 각종 과학탐구대회 등에 매년 수천만달러의 기부금을 쾌척합니다. 담당 임원도 대부분 부사장급입니다. 예컨대, 인텔이 10년 넘게 후원 중인 `국제과학경진대회`는 서로 협찬을 하겠다며 구글과 `스폰 경쟁`까지 붙어야 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삼성이나 현대, SK, LG 등은 규모면에서는 글로벌일지 몰라도, 과학기부를 준조세 정도로 인식하는 후진적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강 이사장은 지적했다. “창조경제는 엉뚱한 생각을 잘하는 이른바 `4차원 아이들`이 대우받게 시대입니다. 이러한 세상을 앞당기려면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해요. 우리 재단이 성인·주부 대상 과학문화 프로그램에 주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재단은 이달 27일부터 양일간 `창조경제 무한상상마당`이라는 아이디어 페스티벌을 개최, 본격적인 `아이디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내놓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