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케미칼 독점한 반도체 CMP 패드 시장, 외국계 기업들 가세…경쟁 체제로

반도체 웨이퍼 공정의 핵심 소재인 화학적기계연마(CMP) 패드 시장이 경쟁 구도로 바뀔 조짐이다.

다우케미칼이 거의 독점하고 있던 국내 반도체 시장에 글로벌 소재 업체들이 뛰어들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신축 라인을 구축하면서 CMP 패드 협력사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어 경쟁 체제로 전환하는 데 속력이 붙을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쓰리엠·도레이첨단소재·넥스플래너 등 해외 소재 기업들은 CMP 패드를 자체 개발, 국내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CMP는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 위에 화학 물질을 증착한 후 웨이퍼를 얇게 갈아 필요 없는 부분을 걷어내는 공정이다. 패드에 슬러리를 발라 웨이퍼 상단을 연마한다.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 가공이 필요하기 때문에 CMP 패드의 물성과 표면 처리 기술이 중요하다.

쓰리엠은 근래 다이아몬드 입자를 입힌 CMP 패드를 개발했다. 필름, 세라믹, 나노 가공 기술을 결합했다. 연마재·부직포 분야 노하우를 반도체 공정까지 넓힌 사례다.

도레이 IT사업부는 최근 CMP 패드 영업에 본격 착수했다. 회사 역시 코팅·부직포 기술을 응용했다.

도레이 본사 관계자는 “아직 시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지만 조만간 양산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넥스플래너는 한국 반도체 업계를 공략하려 국내에 공장 설립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내 합작사를 설립하거나 투자를 받아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CMP는 반도체 공정이 복잡해지고 미세화할수록 활용도가 높다. 웨이퍼를 여러 장 쌓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할 때도 기계적 연마가 필요해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시장 경쟁의 변수는 다우케미칼의 특허를 피해갈 수 있는지다. 다우케미칼은 CMP 패드 원천 기술을 가진 롬앤드하스를 인수한 후 CMP 패드 특허를 이용해 후발 주자의 시장 진입을 차단해 왔다. 앞서 국내 업체인 SKC가 CMP 패드를 국산화한 적이 있으나 지난 2005년부터 3년간 롬앤드하스와 지리한 특허 분쟁을 벌이면서 결국 사업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신규 투자하는 반도체 공장(시안 공장, 화성 17라인)에 도입할 CMP 패드 협력사를 늘리고자 여러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며 “후발 기업이 다우케미칼의 특허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구매 다변화 정책이 맞물려 조만간 이 시장도 경쟁 구도로 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