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미래 산업의 경쟁력인 핵심소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WPM(World Premier Materials) 사업이 있다. 2019년까지 220여개 기관에 7000여억원을 연구개발(R&D) 자금으로 지원해 참여기관 간 상호 협력해서 10대 핵심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0년에 시작한 이 사업이 최근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3년 동안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3600억원을 투입해 진행한 결과 765건의 특허를 출원해 62건을 등록했다. 2479명의 고용창출과 725억원 매출액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R&D 자금으로 쓴 3600억원 외에 참여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하는데 투자한 금액이 7600억원에 이른다는 점이다. 아직 기술개발단계임에도 1단계 사업성과만 보면 생각보다 괜찮다. 일단 출발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소재원천기술 확보가 목적인 1단계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탓에 대기업 중심으로 진행했다. 정부 R&D 지원도 있었지만 대기업이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1단계 때도 잘 했지만 2단계 사업부터는 참여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협업이 더욱 중요하다. 대기업이 중견기업에 새로운 개발 아이템을 전수한 후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개발한 소재를 적용하고 검증하는 이상적인 동반성장형 R&D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중소·중견기업 지원 비중이 36%에서 40% 이상으로 확대되고 사업단 안에 동반성장 전담반도 활동한다고 한다.
국내 소재부품산업 경쟁력도 상승 중이다. 소재부품산업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8분기 연속 무역흑자가 20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대일 수입의존도와 대중 수출 집중도도 완화하는 등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는 WPM 사업이 끝나는 2019년에 40조원 매출액 달성과 3만여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정책 추진력과 민간의 사업화 의지만 확실하면 못 할 것도 없다. 소재분야에서도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