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성공 벤처기업 반열에 오른 카카오가 정부와 손잡고 후배 기업 육성에 나선다.
중소기업청은 25일 카카오와 공동으로 총 300억원 규모 `카카오 청년창업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 약정식을 가졌다. 청년창업기업 육성을 위해 성공 벤처기업이 정부와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청년창업펀드는 모바일, 앱 등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산업 발달로 급증하고 있는 청년창업기업을 지원하고,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 생태계 구축을 목적으로 정부가 새롭게 조성한 펀드다. 유망한 청년창업기업과 청년 일자리 창출기업 등에 집중 투자한다.
카카오펀드는 카카오 100억원, 모태펀드 180억원, 기타 20억원 등을 출자해 조성한다. 펀드 결성식은 5월 이뤄질 예정이다.
카카오는 2010년 `카카오톡` 개발로 급성장, 현재 전 세계 회원 8800만명을 보유한 성공 벤처기업이다. 지난해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이 스타트업 투자 전문회사를 설립해 넵튠 등 12개 창업기업에 투자해왔다.
이번 펀드 조성으로 우리나라에도 미국 `페이팔 마피아`와 같은 선순환 벤처 생태계 구축의 물꼬를 트게 됐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그간 융자 위주의 자금 조달, 기업 간 인수합병(M&A), 코스닥 등 회수 시장 미흡으로 창업에 따른 수익 실현이 차단되거나 장기화돼 재창업 및 후배기업에 대한 재투자 연결고리가 단절돼 왔다.
중기청은 성공 벤처기업의 추가 참여를 이끌어내 올 연말까지 청년창업펀드 규모를 당초 400억원에서 최고 1000억원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2014년 1800억원, 2015년 1800억원, 2016년 2200억원, 2017년 2600억원으로 펀드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석우 카카오 사장은 “투자만 하던 기존 펀드와 달리 출자자로 직접 참여해 투자는 물론이고 성공 창업 경험과 경영 노하우까지 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 “올해를 우리 청년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한국식 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 원년으로 삼겠다”며 “앞으로 선도 벤처기업과 함께 제2·제3의 카카오펀드를 지속 조성하고, 엔젤투자 중심의 직접 금융 확대와 기업 간 M&A, 코스닥 시장 등 회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페이팔 마피아
2002년 이베이에 2조원을 받고 매각된 페이팔 출신 경영진이 매각 후에도 창업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 유튜브 등 수많은 후배 창업기업을 투자·육성하며 벤처 생태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빗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