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튠스스토어가 28일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아이튠스스토어는 불법 음원 유통으로 붕괴 위기에 놓인 음악 산업의 구세주다. 2003년 음악 산업은 냅스터 등 불법 음원 유통 서비스 범람으로 고사 직전이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음악을 팔 수 있는 방법이 없었죠. 마지막 순간 아이튠스가 등장했습니다. 아이튠스는 불법 음원 유통을 막고 음악 산업이 다시 돈 벌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줬습니다.”
마이클 맥도널드 ATO레코드 창립자의 말이다. 애플은 음반제작사에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에 음원 제공을 제안했고 판매 이익을 나눌 것을 약속했다. 음반제작사는 아이튠스스토어 음원 판매로 다시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다.
아이튠스스토어 대중화의 일등공신은 애플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다. 아이팟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아이튠스스토어 음원 판매가 급성장했다.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장악한 애플에 TV프로그램과 영화 등 더욱 많은 콘텐츠가 몰렸다.
아이튠스스토어는 고사 직전의 음악 산업을 살린 것은 물론 콘텐츠 시장의 법칙을 통째로 바꿨다. 생산자는 콘텐츠를 어떻게 배포해야 하는지, 대중은 어떻게 소비해야 하는지 새로운 역할 규정이 만들어졌다.
아이튠스스토어가 표준이 됐다. 결정타는 아이폰이다. 스마트폰 세상을 연 아이폰과 함께 아이튠스스토어는 앱 유통 허브가 됐다. 앱스토어가 더해지면서 아이튠스스토어는 독보적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혔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원이 아이튠스스토어에서 팔린다. 미국 TV콘텐츠의 67%, 영화 65%가 이곳에서 소비된다. 아이폰 앱 역시 아이튠스스토어에서 유통된다. 디지털 책과 잡지, 교재도 마찬가지다. 아이튠스스토어는 119개국에서 사용한다. 올 1분기 매출이 24억달러(약 2조6656억원)에 이를 정도로 애플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스콧 보체타 빅 머신 레코드 대표는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과 생산자와 소비자 상호 이익을 보장하는 혁신으로 콘텐츠 소비 시장의 혁명을 만들었다”며 “아이튠스스토어는 디지털 음원을 소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제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영역을 넓히며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선점했다”고 평가했다.
탄생 후 10년, 절대강자로 군림해왔지만 후발주자의 도전이 거세다. 아마존이 저가 스마트패드 킨들파이어를 앞세워 맹추격한다. 무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등 신생 기업도 약진했다.
아이튠스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에디 큐 애플 아이튠스 담당 부사장은 “아이튠스에 더 많은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아이튠스스토어가 10년간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이유는 대중에게 더 많은 콘텐츠를 가장 편리하고 독점적으로 제공해왔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이런 장점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