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TV시대 종말이 머지않은 것일까. 29일 워싱턴포스트는 인터넷 TV가 빠르게 일반 TV를 대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자 콘텐츠 제작과 차별화 된 배포로 인터넷 TV가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드 해스팅스 넷플릭스 대표는 인터넷 TV가 수년 내 미래 안방을 점령할 거라고 단언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리모컨으로 볼만한 프로그램을 찾는 것보다 인터넷 TV에서 원하는 동영상을 실행하고 있다”며 “인터넷 TV가 CBS와 ABC 등 기존 방송국을 대신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미국 내 3000만 고객을 자랑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다. 미국 최대 케이블 업체 HBO보다 고객이 900만명 더 많다.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창사 후 처음으로 매출 10억달러(약 1조1107억원)를 돌파했다. 순이익도 3000만달러를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넷플릭스 주가는 23% 급등하는 등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인터넷 TV가 새삼 주목받는 이유는 넷플릭스 등 콘텐츠 유통 업체가 콘텐츠 제작 업체로 성공적으로 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방송국 콘텐츠를 재전송하는 것에 더해 자체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며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케빈 스페이시가 출연한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제작에 1억달러(약 1110억원)를 투자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에피소드를 공개하는 기존 방식 대신 한 번에 13편을 공개했고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아마존 역시 인터넷 T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일명 `킨들 TV`로 명명된 셋톱박스 개발로 안방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셋톱박스 개발만이 아니라 콘텐츠 제작에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저가 스마트패드 시장에서 충분한 콘텐츠를 확보한 아마존이 자체 제작 콘텐츠를 더해 인터넷 TV 시장에 진출할 경우 파급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아마존은 이미 이달 초 스마트패드 `킨들 파이어`에서 즐길 수 있는 14개 콘텐츠를 공개할 정도로 제작 역량을 쌓았다.
인터넷 TV 시대를 준비하는 기존 방송국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CBS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 `싱크뱅크` 투자에 나섰다. 폭스와 유니비전은 자체 콘텐츠를 인터넷 TV에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