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동반 미국행이 최근 확산 중인 경제민주화 이슈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월에는 또 동반성장위원회의 동반성장지수 발표가 예정돼 있어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총수들은 다음달 5일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 일정에 대거 출격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물론 금융계, 중소기업인 등 5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박 대통령을 수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구속 중인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김창근 SK수팩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참석한다. 대통령 순방에 재계 총수들이 동행한 것은 지난 2004년 9월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동행은 새 정부 출범 후 경제민주화를 놓고 정·재계간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시점에 예고됐다. 방미 일정을 통해 대통령과 총수들간 경제민주화에 대한 온도차를 줄일 수 있을 지가 관심이다. 또 새 정부의 키워드인 `창조경제`와 이와 맞물린 대기업의 투자확대·사회공헌 요구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이 정·재계간 갈등을 완화할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며 “재계도 새 정부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동반성장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계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통해 과도한 경제민주화 논의에 대해 일부 불만을 제기해왔다. 정치권과 정부부처 사이에도 의견차도 일부 노출된 상태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대통령의 새로운 의지가 나오고, 대기업도 이에 상응한 협력안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동반성장지수는 내달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최근 경제민주화 이슈와 맞물려 재계에서는 관심을 높일 수밖에 없다.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하도급분야 직권·서면실태 조사를 1년간 면제받고, 공공입찰시 가점을 받는다. 결과에 따른 페널티는 없다. 재계는 이보다는 평가가 주는 이미지 자체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수에는 그룹 총수들도 신경을 쓴다. 이 때문에 그룹 계열사 전문경영인 CEO들은동반위가 발표하는 `성적표`가 중요하다. 한 달 정도 앞둔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던 기업들은 더 부담이 크다.
올해 평가대상 기업은 109개로 지난해 56개에 비해 늘어난다.
동반위 관계자는 “올해는 기존 동반위의 체감도조사와 공정위의 이행실적 평가에다 적합업종·성과공유 등의 활동에 따른 가감점을 부여해 지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이 `우수`,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SDS 등이 `양호` 판정을 받았다. 하이닉스반도체와 KT·SK텔레콤·LS전선 등은 `보통`, LG유플러스는 `개선`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