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롱텀에벌루션(LTE)까지 확산되며 이동통신망을 와이파이로 신호로 바꿔주는 모바일 라우터 시장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라우터로 쓰며 따로 단말을 쓸 필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LTE 대중화 시대`에 접어들며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회사가 2011년 7월 LTE 서비스 개시와 함께 출시한 모바일 라우터 서비스가 최근까지 1만개 회선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0년 무렵 일었던 와이브로 라우터 확산 붐에 비하면 매우 더딘 성장세다.
당시 와이브로는 `에그` 등 휴대용 라우터 출시를 계기로 월 3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는 등 단기간에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와이브로 라우터 역시 궤도에 오른 이후에는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2월 현재 양사 합산 약 100만개 와이브로 가입회선을 유지 중이다. 가입자의 75% 정도가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와이브로를 사용한다.
KT의 경우 작년 12월에 비해 전체 와이브로 가입자는 93만명 수준에서 오히려 92만명으로 줄었다. SKT 역시 같은 기간 약 1000명 순증해 11만6000여명을 기록하는데 머물렀다.
통신사 관계자는 “와이브로 라우터는 저렴한 가격에 4G 서비스를 제공해 초기 확산에 성공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신형 교체 수요를 제외하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힘들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라우터의 부진은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며 시장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신사 LTE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하면 테더링으로 다른 기기까지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와이브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지만 LTE의 경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LG유플러스의 LTE 라우터 서비스는 월 3만3000원에 5GB, 5만원에 1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결합 요금제 보다는 싸지만 월 1만원 수준에 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와이브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100만 가입회선를 유지 중인 와이브로도 전망이 불투명하기는 마찬가지다. 사실상 통신사 투자가 멈추며 있는 서비스를 유지하는 것도 힘에 부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KT와 SKT는 LTE 라우터 출시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으로 이동통신 기능이 집약되면서 개인을 대상으로 한 국내 모바일 라우터 시장은 점차 축소가 불가피 하다”며 “관련 기업은 기업용 시장이나 수출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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