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연봉 1달러 대열에 합류했다. 스티브 잡스와 래리 페이지가 간 길을 이었다. CEO가 직원에게 더 많은 돈을 지급하며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결정이다.

29일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저커버그 CEO가 올해 연봉 1달러에 보너스도 없는 계약을 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지난해 연봉 50만달러(5억5000만원)에 보너스 26만달러(2억8000만원)를 받았다.
1달러 연봉은 양면성을 지녔다. `푼돈은 안 받아도 나는 이미 행복하다`는 실리콘밸리 신흥 갑부의 상징이다. 고액 연봉 대신 스톡옵션을 받으면 그만큼 세금 부담도 줄어든다. 2005년 구글 공동설립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인 브린, 에릭 슈미트도 연봉 1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보유한 주식 가치와 배당 소득만 해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저커버그는 작년 기업공개 당시 6000만주 스톡옵션을 행사해 약 23억달러(2조5000억원)를 벌어들였다. 이 중 11억달러(1조2000억원)를 세금으로 냈다. 그는 현재 6000만주 스톡옵션을 갖고 있으며 2015년 11월에 행사할 수 있다.
부도 위기에 몰린 회사를 살리는 카드도 된다. 1달러 연봉은 고통을 분담하는 CEO 의지 표현이다. 리 아이아코카 크라이슬러 회장은 1978년 부도 직전인 크라이슬러에 부임해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크라이슬러를 회생시켰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1998년 도산 직전 애플에 복귀하면서 연봉 1달러만 받았다. 마크 핀커스 징가 CEO는 최근 주가와 실적 부진으로 비용 절감을 위해 연봉을 1달러만 받기로 했다. 불황이나 실적 하락으로 구조조정이 필요할 때 경영진은 호의호식하면서 직원에게만 고통분담을 요구할 수 없다.
저커버그는 1달러 연봉 계약을 했지만 2인자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해 2620만달러(290억원)를 받아 페이스북 최고 연봉자에 올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