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의 세 번째 트렌드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의 스마트 병원,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으로의 진격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 초반 유비쿼터스 화두는 의료 산업에도 불어 닥쳤다. u-헬스케어 시장 잠재력에 앞다퉈 대형 사업자들이 나섰지만 통신서비스업계는 관전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u-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들의 무대였다. 하지만 2, 3년 전부터 통신업계에 불어닥친 탈(脫)통신 신규 비즈니스 바람은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스마트한 커넥티드 디바이스, 와이파이와 초고속 이동통신의 확산과 맞물려 u-헬스케어 시장에서조차 IT서비스 업체 뒤로 물러나 있던 이동통신사들을 무대 정중앙으로 끌어들였다.
![[스마트 병원 트렌드③]이통사 진군, 진정한 u-헬스케어 시작된다](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3/04/30/25.jpg)
통신서비스업계가 u-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참여한 것은 2000년대 중반, 2005년 즈음의 일이다. 시발점은 2005년 초 KT가 분당서울대병원, 팬택&큐리텔, 바이오넷 등과 ‘Z 프로젝트’라는 U-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협력한 것이다. Z 프로젝트의 목표는 지그비 무선 모듈이 탑재된 전용 단말기로 만성질환자가 혈당·심전도 등을 측정해 중앙 서버에 전송하고, 병원에서는 이를 참조해 진료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현한다는 것이었다.
같은 해 SK텔레콤도 인성정보와 함께 정통부와 한국전산원의 ‘2006년 U-헬스 선도사업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되어 이 시장에 진출했다. 이 사업의 목표는 PDA, 휴대폰, 인터넷 등 네트워크로 연결된 유무선 건강측정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혈압, 혈당, 맥박, 체지방 등의 건강수치를 의료기관에 실시간으로 원격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자가진단, 원격모니터링, 의료진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들의 u-헬스케어 서비스 진출은 이동통신과 네트워크 기술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최근 스마트 병원(Smart Hospital), 스마트 헬스케어는 이통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스마트한 커넥티드 디바이스는 물론 의료 소비자가 확산된 탓이다. 이전에는 이미 질병이나 사고에 노출된 환자들이 스마트 헬스의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선 더 이상 전용 단말기가 필요 없을 정도로 스마트폰, 스마트 워치 등 모바일 단말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커넥티드 디바이스에 의한 정보 입력과 통합 관리가 가능해졌다.
또 사용자(시장)는 ‘질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이전의 u-헬스케어가 꾸준한 관리를 요구받는 만성질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령인구, 낙도 등 의료시설이 발전되어 있지 않은 지역의 환자 등 제한된 일부 특정 사용자를 대상으로 했다면 지금은 이런 질환자를 포함해 건강한 삶을 목표로 스스로 선제 관리, 예방하려는 사람들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10년 전 등장한 ‘u-헬스케어’가 그렸던 모습이다. e-호스피털, u-헬스케어, 디지털 헬스, 스마트 헬스케어 등 의료서비스의 정보화를 지칭하는 데에는 다양한 용어들이 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u-헬스케어는 이제야 꽃을 피우고 있다.
구매 및 사용 접근성이 뛰어난 스마트 단말기의 확산, 초고속 이동통신/네트워크의 결합으로 사후 대응 수준의 의료 서비스가 아닌 사전 예방 차원의 의료 서비스, 고부가 서비스로서의 의료에 대해 의료 서비스의 소비자와 제공자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시점이다.
현재의 스마트 병원은 데이터 기록, 업무시스템과 프로세스 등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동선만이 아니라 내원부터 퇴실까지 환자와 보호자, 즉 의료 소비자의 동선을 좇고 있다. 의료기관, 의료진, 환자, 보호자에 이르기까지 의료 서비스의 전 프로세스에서 배제되는 관계자는 없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