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학 한국정보인증 대표는 `사장으로 산다는 것`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사장의 역할과 책임의 범위에서부터 조직문화까지 다양하다.
고 사장이 이처럼 소위 `사장학`을 탐구하게 된 것은 여의도 정치권을 떠나면서다. 3년 전 한국정보인증 대표로 취임한 이후 성공한 CEO들의 자서전을 틈틈이 독파했다. 고 대표는 “눈이 오는 것까지 사장의 책임이라는 책속의 문구도 있다”고 소개했다.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는 뜻의 `무신불립`은 그가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로서 터득한 모범 답안이다. 그는 “정치가 성공하려면 민심을 얻어야 하고, 기업은 효율을 높여야 한다”며 “결국 사람 간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조직문화는 서서히 바뀌고 있고, 팀웍을 바탕으로 한 실적은 안정적 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 3년간 한국정보인증의 매출은 연평균 15%가량 신장했다. 영업이익도 성장세다.
고 대표는 그동안 조직문화 개선에 주력해 왔다. 매주 화요일은 직원들과 맥주를 한 잔하면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일은 화요일로 통한다는 의미의 `만사화통` 데이가 그것이다.
그는 “열정적이고 소통하는 문화, 사회에 책임지는 기업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 분야의 경우 매년 챔피언팀을 선정해 영업실적이 우수한 팀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한국정보인증은 지난달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회사는 공인인증서 PKI 발급을 주 사업으로 하면서 미래성장 동력으로 샵(#)메일 사업도 진행 중이다. 2011년 다우기술이 최대 주주가 됐다.
고 대표는 “서비스와 기술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게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라며 “케냐 르완다 등 해외 사업에서도 독보적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은 지난해 100% 성장했고, 올해도 30∼50% 성장이 기대된다.
공인인증서를 한류, 새마을운동처럼 우리나라의 또 다른 수출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 대표는 “공인인증서가 갈라파고스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한국의 대표 IT 수출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서 임감증명 기능을 하는 PKI는 우리나라가 10년 이상 축적한 인프라로 가치가 높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처럼 보안 환경이 열악한 곳이 없을 뿐 아니라 개인 보안의식이 약하고, 기업도 투자에 인색하다고 그는 분석한다.
한국정보인증은 무선구간 암호화 등의 모바일 보안 사업도 준비 중이다. 고 대표는 “코모도와 한국 시장에 관한 독점계약을 체결했다”며 “이 밖에 전자금융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신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언급했다.
고성학 대표가 그리는 미래 한국정보인증의 모습은 지구촌 다국적 기업 간 인증서를 발급해 주는 기관이다. 그는 “국가 간 풀어야 할 법적인 문제들이 있지만, 글로벌 인증 허브가 되는 게 구현해야 할 비전”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